교촌치킨
교촌치킨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교촌치킨을 일군 권원강 회장의 지분 승계 문제가 안개 속에 갇혔다. 압도적인 지분을 보유한 창업주가 고령임에도 후계자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권 회장은 교촌에프앤비 지분 69.20%를 보유하고 있다. 상장사 최대주주 지분율로는 매우 높은 수치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 69.42%의 대부분을 권 회장 혼자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1951년생인 권 회장의 나이가 74세로 고령인데도 후계 구도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수관계인에 이름을 올린 친인척 4명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합쳐도 0.03%에 불과하다.

권 회장에게는 외동딸 권유진씨가 있다. 권씨는 한때 회사 경영 일선에 나섰으나 실적 부진을 겪은 뒤 2017년 퇴사했다. 현재는 회사 지분도 전혀 들고 있지 않은 상태다.

권씨는 2014년 자회사인 교촌USA 본부장과 교촌푸드라인 사내이사를 맡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며 경영에서 손을 뗐다. 이후 회사와 거리를 두고 있어 후계자로 나설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지난 3월 임기를 1년 남기고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 교촌에프앤비 이사진 7명 중 사내이사는 전문경영인인 송종화 대표이사 부회장뿐이다. 나머지는 사외이사 4명과 기타비상무이사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업계에서는 권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놓고 여러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지분은 부인과 딸, 친인척에게 단계적으로 나눠 물려주는 것이다. 생전 증여 없이 상속으로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회사 경영은 지난해 3월 대표이사에 오른 송종화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송 부회장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서 총괄상무와 사장으로 일하며 미국·중국 진출과 허니 시리즈 출시를 주도해 교촌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다. 2012년 퇴사 후 지난 2023년 9월 부회장으로 복귀했다.

지분을 외부 투자자 등 제3자에게 넘길 가능성도 점쳐진다. 경영권을 완전히 매각하거나 외부 세력과 공동 경영 구도를 세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가맹점주에게 지분을 나눠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 회장은 2021년 전국 1300여 가맹점주에게 총 1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증여한 사례가 있다. 당시 본인 소유 주식 중 97만여 주를 가맹점주에게 증여하거나 지사장에게 매도했다.

이를 근거로 교촌에프앤비를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형태로 전환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지분 분배 과정에서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비현실적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권 회장의 지분 승계는 개인적인 부분이어서 회사에서 잘 알지 못한다"며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적도 없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1991년 경북 구미에서 3300만 원을 투자해 교촌통닭을 창업한 뒤 작은 통닭집을 치킨업계 1위 프랜차이즈로 키운 입지전적 인물이다. 대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철물점과 노점상 등을 전전하다 인도네시아 건설 현장과 택시기사를 거쳐 창업에 성공했다.

2018년 친인척의 직원 폭행 사건이 불거지자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결정하며 2019년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가 2022년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하지만 지난 3월 다시 이사직에서 사임하면서 그의 다음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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