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버거킹 운영사 비케이알이 대표 제품 4종을 최대 42% 할인 판매한다. 소비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가맹점주에게는 마진 압박으로 돌아온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케이알은 29일부터 오는 11월 8일까지 와퍼주니어, 불고기와퍼주니어, 치즈와퍼주니어, 롱치킨버거 등 4종을 최대 42% 할인한다고 밝혔다. 와퍼주니어는 2900원, 롱치킨버거는 3500원에 판매된다. 1인당 구매 제한은 5개다.
버거킹 측은 소비자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행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자영업 현장과 프랜차이즈 업계의 시선은 복잡하다.
이번 초저가 프로모션은 현재 추진 중인 경영권 매각 작업과 맞물려 있다. 비케이알 지분 100%를 보유한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도이치증권과 라자드코리아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최대 1조원 수준의 인수 후보를 물색 중이다.
어피니티는 지난 2월 버거킹재팬을 골드만삭스에 약 7500억원에 매각한 뒤 한국 법인 매각을 위해 외형 성장을 증명해야 하는 처지다. 비케이알은 지난해 매출 8922억원, 영업이익 429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추가 출점 여력이 줄어든 상황이다.
문제는 대규모 할인이 가맹사업자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버거킹은 전체 500여 개 점포 중 약 75%가 직영점이고 가맹점은 130여 개 수준이다. 직영점 비중이 높아 본사는 단가를 낮춰도 전체 결제 건수와 객단가 합산으로 매출 외형을 방어할 수 있다.
반면 원가와 인건비, 임차료를 자기 자본으로 감당하는 독립 가맹점주는 사정이 다르다.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할인액의 절반을 부담하는 게 아니라 납품가 기준 원가 상승분 일부만 보전하는 구조 탓에 행사를 진행할수록 마진이 급감한다고 지적해 왔다.
고정 로열티와 광고비, 필수 원부자재 유통 마진까지 본사에 지급하고 나면 소비자가 싸게 살수록 가맹점은 일손만 바빠지고 수익은 마이너스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가맹점주들은 월평균 9000만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도 할인 비용과 수수료 부담으로 매달 수백만원대 적자를 호소했다.
본사가 정가 인상과 쿠폰 할인율 조정을 반복하는 동안 현장 자영업자는 고객 응대와 물류 단가 상승을 감내해야 한다. 행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고객 이탈을 피할 수 없고 참여하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딜레마에 갇힌 셈이다.
이번 할인 행사는 단기적으로 매장 문전성시를 이끌 수 있지만 프랜차이즈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지는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각 협상과 가맹본부 상생 평가 과정에서 가맹점주의 출혈 부담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