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세종청사 현판.

조직재생 신약 개발 스타트업 씨케이리제온이 탈모치료제 후보물질의 제형을 연고제에서 액제로 바꾸고 임상 2상 진입을 추진한다.

씨케이리제온은 중소벤처기업부의 딥테크 팁스 과제에 선정됐다고 27일 밝혔다. 회사는 국고 지원금 15억원을 포함해 3년간 총 20억원을 투입해 후보물질 'CKR-051'의 임상 2상 진입을 추진한다.

이번 과제의 핵심은 기존 임상 1상에서 사용한 연고제를 두피 도포에 적합한 액제로 전환하고 비임상 가교시험을 거쳐 임상 2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는 것이다.

피부 국소 투여 제형의 변화는 약물의 피부 투과율과 방출 속도, 생체이용률을 크게 바꿀 수 있는 변수다. 회사는 2024년 1월 건강한 성인 52명을 대상으로 한 단회·21일 반복 투여 임상 1상을 마쳤고, 연고제에서 약물의 전신 노출이 극히 낮다는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했다.

다만 탈모 환자가 끈적이는 연고제를 일상적으로 바르기는 어렵고, 약물이 모낭 깊숙이 전달되는 효율에서도 한계가 있다. 시장 경쟁력을 갖추려면 흘러내림 없이 두피에 고르게 흡수되는 액제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제형이 바뀌면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약물 동태학적 기준도 달라진다. 연고제의 안전성 데이터가 액제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을 입증하려면 별도의 비임상 가교시험을 거쳐야 한다. 액제화 과정에서 피부 흡수율이 급격히 높아져 혈중 약물 농도가 기준치를 넘으면 기존 안전성 마진이 흔들릴 위험도 있다.

CKR-051은 모낭세포 재생과 모발 성장을 관장하는 윈트(WNT) 신호전달계를 직접 조절한다. 탈모 두피에서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억제 단백질 CXXC5와 신호전달 단백질(Dvl)의 결합을 차단해 윈트 신호를 복원하고 새로운 모낭 형성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기존 경구용 약물인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는 남성호르몬(DHT) 생성을 차단해 성기능 저하 등 전신 부작용 우려가 있고, 미녹시딜 제제는 모낭이 퇴화한 부위에서는 발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회사는 윈트 경로를 무작정 활성화하는 대신 억제 단백질과의 결합만 선택적으로 차단해 암화 위험을 통제했다고 설명한다.

다만 액제로 바꾼 뒤 전신 흡수를 차단하면서도 모낭 줄기세포에만 정확히 작용한다는 점은 비임상 가교시험과 후속 임상 2상에서 객관적 데이터로 재검증해야 한다.

초기 바이오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이 위축된 상황에서 2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 자금 확보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다만 제형 최적화와 가교시험, 환자 대상 임상 2상 운영에는 이를 크게 웃도는 비용이 든다.

회사가 두피 케어 화장품 브랜드 '헤어리제온'과 '헤리본'을 출시해 매출 다각화를 꾀하는 것도 신약 개발의 긴 호흡을 버티기 위한 현금흐름 확보 전략으로 풀이된다. 연고제 1상 완료에 안주하지 않고 액제 전환을 택한 씨케이리제온이 제형 가교의 문턱을 넘어 효능 입증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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