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교촌치킨 
사진 = 교촌치킨 

정부가 치킨과 떡볶이 등 즉석조리식품에 중량 표기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간 '1마리' '1인분'으로만 표시되던 외식 메뉴에 실제 중량이나 개수를 명확히 적어야 하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 말까지 즉석조리식품 전반의 슈링크플레이션 대응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새 제도가 시행되면 치킨·떡볶이 등 조리식품을 판매할 때 포장이나 용기에 실제 조리 중량 또는 개수를 표기해야 한다.

이번 제도 논의는 교촌치킨의 순살 중량 축소 논란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교촌에프앤비는 순살치킨 중량을 700g에서 500g으로 줄이고 원재료도 닭다리살에서 닭가슴살 혼합으로 변경했지만, 이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논란이 됐다. 송종화 교촌에프앤비 대표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소비자에게 충분히 안내하지 못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한 업체의 논란이 업계 전체를 규제하는 제도 변화로 번지면서 치킨 프랜차이즈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중량 표기 의무 제도는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제품의 최소 판매 단위 용기에 내용물의 실제 중량이나 개수를 정확하게 표시하도록 하는 법적 규정이다.

업계는 현장 운영의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한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조리 과정에서 수분이 증발하거나 튀김옷 무게가 달라질 수 있어 동일 제품이라도 중량 오차가 생긴다"며 "이를 맞추기 위해 추가 재료를 넣으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일정 크기와 품질의 닭고기를 공급하더라도 조리 과정에서 중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고민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분 증발 등의 문제로 중량이 줄었을 때 업주가 현장에서 대응할 방안이 없다"며 "만약 모자란 중량만큼 너겟을 추가한다면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떡볶이 프랜차이즈도 마찬가지다. 한 떡볶이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국물이 포함된 제품은 정확한 중량 산정이 불가능하다"며 "오히려 과도한 규제가 불필요한 민원과 행정 부담만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라면·제과·빙과업계는 이미 올해부터 '내용량 변경 표시제'를 시행 중이다. 식약처는 제품 중량이 줄어들면 포장에 변경 전후 중량과 감소율을 최소 3개월간 의무 표기하도록 했다. 하지만 즉석조리식품은 표준화된 생산공정이 아닌 매장 단위의 수작업 조리여서 동일 기준 적용이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입장이다.

반면 소비자단체는 가격은 그대로인데 용량을 줄이는 행위는 명백한 소비자 기만이라며 제도 도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동행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