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의 미국 진출이 빨라지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캘리포니아 패서디나 1호점에 이어 LA 센추리시티에 2호점까지 열며 본격적인 북미 공략에 나섰고, 개점 첫날 ‘오픈런’ 행렬이 늘어설 만큼 현지 반응도 뜨겁다. 올리브영의 미국 유통망 확대에 따라, 국내 중소·인디 뷰티 브랜드에게도 ‘올리브영 미국 입점’이 새로운 목표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 문을 열기 전 반드시 먼저 챙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미국 등록상표’다.
아마존 브랜드 레지스트리처럼 출원(Pending) 상태만으로 브랜드 등록을 허용하는 플랫폼도 있어 “등록증이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올리브영 입점은 사정이 다르다. 오프라인 대형 유통 플랫폼에게 미국은 ‘상표 괴물’과 기획 소송이 상존하는 사법 리스크의 영역이어서, 분쟁 소지가 있는 브랜드는 플랫폼 전체를 법적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 따라서 올리브영은 입점 조건으로 ‘미국 등록상표’ 보유 여부를 중요하게 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제품력과 국내 인지도를 갖추고도 미국 등록상표가 없어 최종 단계에서 고배를 마시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서 결정적 변수는 ‘시간’이다. 미국 상표는 출원에서 등록까지 통상 최소 1년 안팎이 걸린다. 입점 논의가 시작되고 나서 출원하면 이미 늦다. 제품 라인업이나 입점 제안서보다 미국 상표 출원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다.
다만 미국 상표제도는 '사용주의'를 따른다. 등록증을 받으려면 원칙적으로 미국 내 사용증거(specimen)를 제출해야 한다. 아직 미국 판매 전인 브랜드라면 이 증거 제출 자체가 어렵다. 설령 사용 중이더라도, 사용 사실을 별도로 입증하는 단계가 추가되어 심사가 길어질 수 있다. 이런 절차를 거치다 보면 등록까지 1년을 훌쩍 넘기기 쉽다.
이러한 시간 낭비를 막으려면 미국 상표법 Section 44(e)를 활용해야 한다. Section 44(e)는 출원인이 본국(한국)에 유효한 등록상표를 보유한 경우, 미국 내 사용증거 제출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미국 출원 상표와 상품·서비스가 한국 등록과 동일해야 하고, 사용증거 대신 '진정한 사용 의사'에 관한 선언은 제출해야 한다.
따라서 가장 빠른 미국 상표등록이 필요하다면, ① 한국에 상표를 출원하면서 우선심사를 함께 신청하고, ② 이를 기초로 미국에 상표를 출원한 뒤, ③ 미국 출원이 공고 단계로 넘어가기 전까지 한국 상표를 등록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사용 입증 단계에서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미국에도 우선심사제도가 있으나, 사업상 긴급성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다.)
미국 올리브영이라는 기회를 잡으려는 K뷰티 기업이라면, 지금 자사 브랜드의 미국 상표 등록 절차부터 점검해야 한다. 출원은 빠를수록 유리하고, 늦을수록 선택지는 줄어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