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청년 및 고령 인구 변화. 한국은행 부산본부 제공.
부산의 청년 및 고령 인구 변화. 한국은행 부산본부 제공.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12월 4일 발표한 '부산지역 인구구조 변화가 자영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 지역의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가 자영업 생태계의 붕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제기됐다. 이번 보고서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지역 경제의 모세혈관인 자영업에 미치는 파급력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은 지난 10여 년간 인구 감소와 급속한 고령화, 청년층의 순유출이라는 '3중고'를 겪으며 인구학적 절벽에 직면했다. 부산의 총인구는 2010년 약 357만 명에서 2024년 327만 명으로 줄어들었으며, 같은 기간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11.3%에서 23.9%로 두 배 이상 폭증했다. 반면 지역 경제의 허리이자 미래 소비 주체인 청년층(15~34세) 비중은 28.2%에서 21.1%로 급감해 지역 활력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인구 구조의 변화는 단순히 사람 수가 줄어드는 문제를 넘어 지역 내 소비 지형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1인 가구 비중이 2010년 23.4%에서 2023년 36.4%로 급증하면서 소비 패턴이 변화했고, 고령화로 인해 보건·식료품 등 필수재 소비 비중은 늘어난 반면 외식·숙박·교육 등 선택재 소비는 위축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이는 부산 자영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식업과 서비스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팀이 장래인구추계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부산의 자영업 규모는 2023년 약 23만 개에서 2052년 약 19만 4천 개로 15.4%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인구 구조 변화가 현재 추세대로 지속될 경우를 가정한 중위 시나리오에 해당한다. 만약 인구 감소 폭이 크고 고령화가 예상보다 더 급격히 진행되는 '저위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자영업체 수는 최대 19.1%까지 감소해 18만 6천 개 수준으로 쪼그라들 수 있다는 충격적인 분석도 나왔다.

이번 분석 결과는 이른바 '부산 자영업 소멸 시나리오'가 단순한 우려가 아닌 현실적인 위협임을 시사한다. 특히 부산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의 비중이 높아 과밀 경쟁이 심화된 상태이며, 최근 폐업률이 개업률을 상회하는 역전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실제로 분석 기간 동안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감소하고 영세한 단독형 자영업자 비중이 늘어나는 등 자영업의 질적 저하 현상도 관측됐다.

보고서는 단순히 청년 인구를 유치하는 것만으로는 무너지는 자영업 생태계를 되살리기에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부산의 핵심 과제는 단순한 양적 팽창이 아니라, 고령화에 따른 시장 역동성 저하에 대응하는 구조적 전환에 있다. 연구팀은 지역에 남아 있는 청년과 중장년층에게 양질의 일자리와 위험 분담형 창업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고령 자영업자들을 위한 '연착륙 전략'의 필요성도 강조되었다. 디지털 적응 지원, 업종 전환 유도, 폐업 시 채무 조정 등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여 고령 자영업자들이 빈곤층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돕는 정책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고령화로 인해 확대되는 돌봄·의료·생활서비스 수요를 지역 특화 산업으로 육성해 새로운 자영업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결론적으로 이번 연구는 부산 자영업 위기가 인구 구조 변화라는 거시적 흐름과 맞물린 구조적 문제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원도심의 경우 공실 활용과 환경 개선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고, 신개발 지역은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는 등 지역별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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