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자리를 두고 다투다 차량을 후진해 상대방을 친 사건에서 대법원이 '위험한 물건'을 사용한 특수상해가 아닌 단순상해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제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고 3일 밝혔다.
A 씨는 피해자와 동일한 주차 자리를 두고 먼저 주차하려다 다툼이 벌어진 상황에서 차량을 후진해 피해자를 충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자신 측 차량의 주차를 돕기 위해 A 씨 차량 트렁크 부근으로 이동해 40~50㎝ 거리를 두고 서 있었고, 피해자의 부친도 같은 목적으로 차량 측면에 서 있었다.
몇 초 뒤 A 씨 차량이 후진하기 시작했고, 곧바로 트렁크와 뒤 범퍼 부분이 피해자의 왼쪽 다리와 허리 부위를 충격했다.
당시 A 씨 차량에는 가족이 동승해 있었다. 피해자는 충격으로 넘어지거나 튕겨 나가지 않고 차량에 밀려 6~7걸음 정도 움직인 데 그쳤다.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A 씨 차량의 속도는 매우 느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는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고관절의 상세불명 부위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었으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해 입원 없이 통원치료만 받았다.
대법원은 "사건의 경위와 정황, 차량을 후진한 의도,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에 비춰 차량 운행으로 피해자나 제3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꼈으리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위험한 물건을 사용한 특수상해 범행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형법상 특수상해죄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상해를 가한 경우에 성립하며, 단순상해죄보다 법정형이 무겁다.
대법원은 어떤 물건이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는 사회통념상 그 물건을 사용하면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