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이미지.

충남교육청이 문을 닫은 학교를 숙박형 체험학습 거점으로 탈바꿈한다.

충남교육청은 30일 현장체험학습을 되살리고 늘어나는 유휴 학교 시설을 재활용하기 위해 폐교를 체류형 배움터로 전환하는 대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에 따라 내년 폐교 예정인 공주 호계초등학교가 첫 시범 대상지로 선정돼 생태·역사·문화를 결합한 숙박형 거점으로 전면 리모델링된다. 성과 검증을 거쳐 2028년부터는 매년 1곳에서 3곳씩 확대 지정된다.

현장체험학습의 검색부터 예약, 차량 임차, 숙박, 승인까지 한곳에서 처리하는 원클릭 지원 전산망도 구축된다. 학급당 1명 수준의 전담 안전요원도 배치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충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경남 거창군은 지역 평생학습 축제에서 무형유산과 전통놀이를 결합한 체험 부스를 선보였다. 교육부와 행정안전부도 폐교를 인공지능(AI)·로컬푸드·문화 시설로 전환하는 부처 협력 사업에 120억원을 투입한다.

이번 정책의 배경에는 2022년 강원 속초에서 현장체험학습 중 초등학생이 숨진 사고 이후 교원들이 겪어온 법적 책임 부담이 자리한다. 당시 인솔 교사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되면서 일선 학교에서 숙박형 수학여행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했다.

충남 지역 초등학교 현장체험학습 운영 비율은 2024년 90%대 중반에서 2025년 80%대로 급락했고 올해는 76% 선까지 떨어졌다. 숙박형 체험학습을 정상 운영하는 학교도 75% 수준에 머물렀다.

2020년생 아동이 취학하는 2027학년도 이후에는 학생 수 급감이 더 가팔라져 지방 초·중학교 통폐합과 폐교가 쏟아질 것으로 예견된다. 충남 관내에만 40곳 안팎의 폐교가 있고 매년 서너 곳 이상 추가 폐교가 불가피한 상태다.

교육 당국과 지자체는 학교 부지를 매각하거나 방치하는 대신 안전망을 갖춘 직영·준직영 숙박 공간으로 개조해 일선 학교에 저렴하고 안전하게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2027년 7월 완공되는 당진 삽교천 교직원 수련시설도 주중 학생 체험 공간으로 개방한다.

해양안전, 수상레포츠, 재난안전, 리더십 교육 등 교육청 산하 전문기관의 커리큘럼을 표준 패키지로 엮어 단위 학교의 프로그램 기획 부담도 덜어주기로 했다.

이번 유휴 자산 재생 정책은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업계에도 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폐교와 같은 대형 공공 유휴지는 까다로운 인허가 규제와 막대한 초기 리모델링 비용 탓에 민간 기업의 진입 장벽이 높았다.

교육청과 지자체가 기반 시설을 정비하면 내부 콘텐츠 운영과 예약 관리 소프트웨어, 특화 체험 커리큘럼 영역에서 민간 벤처기업이 결합할 수 있는 민관협력 기회가 열린다. 예약·배차·인솔자 관리를 통합하는 원클릭 시스템에는 트래블테크·에듀테크 스타트업의 기술이 도입될 여지가 크다.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도 전환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농산어촌 상권은 방문객이 낮 시간에 스쳐 지나가는 통과형 관광에 편중돼 소비 파급력이 미미했다. 숙박형 거점이 자리 잡으면 단체 식사를 공급하는 외식업체와 식자재 유통 소상공인, 전통시장 등에 안정적인 매출이 형성될 수 있다.

다만 넘어야 할 쟁점도 적지 않다. 시설 완공 이후 운영 지속가능성과 적자 보전 문제가 대표적이다. 비수기 가동률이 떨어질 경우 지방 교육 재정을 갉아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방학이나 주말, 겨울철 비수기에는 일반 시민이나 가족 단위 여행객, 청년 워케이션 수요 등으로 이용 대상을 넓힐 수 있는 법제도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안전법,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등 공공 자산 규제를 로컬 규제샌드박스 형태로 완화하는 제도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민간 숙박업계 및 체험 농장 소상공인과의 마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공이 숙박과 식사를 저렴하게 일괄 제공하면 인근 민박·펜션·체험시설 운영자들이 고객을 빼앗겼다며 반발할 수 있다.

이에 공공 시설은 안전과 숙박 기본 인프라를 제공하는 플랫폼 역할에 머물고 식사 공급은 지역 식당 연계 도시락이나 전통시장 바우처로 풀며 심화 체험 프로그램은 로컬 소상공인과 청년 스타트업에 외주·위탁하는 상생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충남교육청의 단계적 확장 로드맵이 안착하려면 철저한 민관 거버넌스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내년 공주 호계초 리모델링 착공과 시스템 개발이 본격화되고 2027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28년 상반기 원클릭 시스템 전면 가동과 함께 가칭 현장체험학습교육원 설립 등 컨트롤타워 구축이 궤도에 오르게 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동행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