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생선으로 매운탕을 끓이며 손님을 조롱하는 주방 영상이 확산하면서 외식업계를 향한 공분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5일 국내 한 음식점 주방에서 부패한 식재료로 요리한 뒤 손님을 비웃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영상 속 조리사는 냄비 속 생선 매운탕을 조리하며 외국어로 해당 생선이 죽은 지 일주일가량 지나 초록색 점액이 올라온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한 불로 끓여내면 손님에게 그대로 내놓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매장 직원들은 절대 먹지 않는 음식이라며, 아무것도 모른 채 맛있다고 감탄하는 손님의 모습을 흉내 내며 비웃기까지 했다. 영상 말미에는 조리 중이던 인물이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손가락으로 브이 자를 그려 보였다.
주방에 비치된 식재료 용기와 한국어 안내문, 내부 설비 구조 등을 근거로 해당 식당이 국내 사업장이라는 점이 드러나자 소비자 분노는 극에 달했다. 촬영 당사자로 알려진 외국인 직원은 해명 글에서 재미를 위한 장난일 뿐 실제로 상한 생선을 사용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는 입장을 남긴 채 돌연 계정을 닫았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은 대중의 불신과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다. 부패한 수산물을 실제로 판매했다면 중대 범죄이고, 단순한 연출이었다고 해도 손님의 건강을 볼모로 조롱 섞인 허위 영상을 제작·유포한 행위는 묵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행 식품위생법 제4조는 썩거나 상해 인체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식품의 판매와 판매 목적의 채취·제조·조리·저장을 금지한다. 위반 시 영업정지나 영업소 폐쇄와 같은 행정처분은 물론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관할 지자체와 위생 당국의 현장 조사가 시급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다만 당국이 개별 업소의 폐쇄적인 주방 내부를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 SNS에 노출된 뒤에야 뒤늦게 실태 파악에 나서는 사후 대처로는 골목상권 전반에 번진 위생 불신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파문은 한 매장의 일탈을 넘어 자영업 생태계 전체의 신뢰 기반을 흔들고 있다. 외식업 골목상권은 고금리와 고물가, 원자재 가격 상승, 임대료 부담, 인건비 인상이라는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터진 먹거리 조롱 사태는 외식을 줄이려는 소비자에게 외식 기피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수산물 기반 탕류나 조리 음식은 조리 후 식재료의 최초 신선도를 소비자가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이번 사건은 해당 품목을 취급하는 다수의 선량한 자영업자에게 불신의 낙인을 찍는 결과를 낳았다.
외식업 현장의 구인난과 외국인 인력 관리의 맹점도 비판 대상에 올랐다. 영세 음식점들은 내국인 인력 유입이 끊기면서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를 높여왔다. 하지만 언어 장벽과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체계적인 직무·식품위생 교육 프로그램은 거의 전무한 상태다.
고용노동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지자체의 외국인 노동자 지원 정책은 비자 발급 확대나 공급 규모 확충에 쏠려 있었다. 음식점 주방 현장에 필수적인 식품 안전 교육이나 윤리 의식 함양을 뒷받침하는 정책 인프라는 미비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소비자를 기만하고 조롱하는 행위는 한 번 무너지면 회복하기 어려운 시장의 신뢰 자본을 훼손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주방 위생 점검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외국인 인력을 포함한 외식업 종사자 대상 위생 안전 교육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