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빨대
종이빨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2월 23일 일회용품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탈플라스틱 종합대책 초안을 공개했다. 이번 대책은 2030년까지 신재 플라스틱 폐기물을 전망치 대비 30% 감축하기 위한 조치다. 식음료 매장과 택배 유통 등 생활 전반에 걸친 규제가 포함되어 소상공인과 프랜차이즈 업계에 파급력이 클 전망이다.

일회용 컵값 별도 표시제 도입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카페 등 식음료 업체에서 테이크아웃용 일회용 컵을 사용할 경우 컵값을 음료값과 분리하여 받도록 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4,000원인 커피를 판매할 때 커피값 3,800원과 컵값 200원을 영수증에 각각 기재하는 방식이다. 컵값은 가맹점이 본사에서 공급받는 가격 수준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항목을 분리하여 인지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영수증 표기만 바뀔 뿐 실제 지불 금액에 차이가 없다면 다회용 컵 사용을 유도하는 실질적인 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텀블러 할인 등 기존 혜택과의 차별성도 숙제로 남았다.

종이컵 사용 금지 및 빨대 규제

매장 내 일회용 종이컵 사용도 다시 전면 금지된다. 이는 플라스틱 컵 규제로 인해 종이컵 소비가 급증하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식당에서 물컵으로 쓰이는 작은 종이컵은 일단 규제에서 제외하고 추후 실태조사를 거쳐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빨대의 경우 고객이 명확하게 요청할 때만 제공하는 넛지형 규제가 도입된다. 매장 내에 빨대를 상시 비치하는 것도 금지될 예정이다. 이 정책은 업계에서 플라스틱 규제의 귀환으로 불린다. 자영업 현장에서는 점원과 소비자 간의 불필요한 마찰이나 번거로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택배 포장 및 생산자 책임 강화

온라인 쇼핑 급증에 따른 택배 과대포장 규제도 본격화된다. 일회용 수송 포장재의 경우 포장 공간 비율을 50% 이하로 유지하고 포장 횟수는 1회로 제한해야 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연간 60억 개에 육박하는 택배 물동량을 감시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에 재활용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플라스틱 폐기물 분담금도 유럽 수준으로 현실화될 예정이다. 현재 1kg당 150원인 분담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의류 제품도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내년부터는 먹는샘물에 라벨 부착이 전면 금지되며 무라벨 제품을 다른 음료군으로 확산하기 위한 평가도 강화된다.

이번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은 정권과 경제 상황에 따라 유예와 철회를 반복해 온 정책의 일관성을 회복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은 과거 종이컵 규제 철회 사례를 들어 현장의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초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은 203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일회용 컵과 빨대, 택배 포장 등 일상생활 전반의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잦은 정책 변경으로 인한 자영업자의 불신을 해소하고 실효성 있는 다회용기 전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관건이 될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동행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