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미지.

부산 북항을 뒤흔든 '부캉이' 상어 특수는 지속 가능한 지역 활성화 모델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공수로에 갇힌 멸종위기 해양생물을 구경거리 삼아 올린 단기 매출은 동물의 건강 악화와 함께 급격히 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월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 몸길이 약 3m의 암컷 흑상어가 들어서면서 일대에 전례 없는 인파가 몰렸다. 국립수산과학원이 10월 6일 외형 분석으로 최종 확인한 이 상어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기 등급으로 분류된 멸종위기 해양생물이다.

보호 대상이어야 할 조난 동물은 '부캉이'라는 애칭으로 소비되며 관광 상품으로 탈바꿈했다. 발견 첫 주말 이틀 동안 평소의 10배인 2만 명이 몰렸고, 누적 관람객은 10월 5일 100만 명을 넘어 10월 7일 106만 명에 달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9월 19일부터 20일까지 부산 동구 일대 외지인 관광 소비액은 26억2976만 원으로 직전 주말 대비 4.2% 늘었다. 인근 편의점 5곳의 9월 19일부터 27일까지 평균 매출은 직전 기간보다 76.7% 뛰었고, 주변 카페와 식음료 매장도 때아닌 성수기를 누렸다.

지역 기업과 대학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대선주조는 10월 8일 상어 캐릭터를 넣은 한정판 소주를 출시하고 생성형 인공지능(AI) 영상 홍보를 펼쳤다. 국립부경대학교 연구진은 시민 위치 제보와 사진 판별 기술을 결합한 웹서비스를 9월 22일부터 개설해 2만 명 넘는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그러나 이 화제성은 조난당한 생명의 희생을 담보로 유지되고 있다. 해경과 소방 등 관계 당국은 9월 29일과 10월 2일 두 차례 물펌프와 차단 그물망을 동원해 외해 유도 작업을 벌였으나 상어는 여전히 폭 좁은 인공수로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수심이 3m 안팎에 불과한 갇힌 공간에서 가을철 수온 하락이 빠르게 진행 중이며, 먹이활동 흔적조차 3주 넘게 관찰되지 않아 탈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상어 주둥이 부위에서 콘크리트 구조물에 긁힌 것으로 보이는 찰과상과 출혈 흔적이 확인됐다.

관람객들이 야간에 비추는 스마트폰과 손전등의 강한 불빛에 놀라 벽면에 충돌하는 등 이상 행동을 반복한 탓이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10월 8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불과 보름 전까지만 해도 운이 너무 좋아 예뻐 죽겠다고 생각했으나 이제는 건강 문제가 생길까 하루하루 마음을 졸이고 있다"고 털어놨다.

민간 설문조사에서는 시민 대다수가 자연 귀환을 바란다는 여론이 나왔지만, 현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머물러 소비를 유발해주길 바라는 상업적 기대감이 얽혀 있다. 야생동물이 수로 안에서 폐사하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는 순간 반짝 특수는 비윤리적 방치라는 사회적 비판으로 뒤바뀔 수 있다.

상어가 떠나거나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을 때 이를 대체할 장기적 집객 유인이 전무하다는 점도 북항 상권의 한계로 지적된다. 외부에서 우연히 유입된 일회성 돌발 변수에 기댄 소비 증가는 지속 가능한 상권 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동행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