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와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본아이에프의 본죽과 SPC그룹 비알코리아의 던킨 등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점포 리모델링을 유도하기 위해 제품 공급을 차별하거나 까다로운 점수제를 도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본아이에프는 시설 노후도 점검을 근거로 가맹점주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있으며 비알코리아는 인테리어 등급에 따라 신제품 공급을 제한하는 방식을 사용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번 사태는 가맹본부가 브랜드 관리라는 명목 아래 점주의 경영권을 침해하는 새로운 형태의 불공정 거래 행위로 지목되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가맹 산업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신제품 공급을 볼모로 잡은 리모델링 유도
SPC그룹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은 최근 출시한 전략 신상품인 허브 도넛 8종을 최신형 인테리어를 갖춘 매장에만 우선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던킨의 매장 유형은 시공 연도에 따라 1유형부터 4유형까지 구분되는데 본사는 2020년 이후 도입된 최신 모델인 3, 4유형 매장에만 신제품을 배정했다.
신제품은 프랜차이즈 매출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테리어 등급과 연계해 공급을 제한한 것은 구형 매장 점주들에게 심각한 경제적 불이익을 주는 행위다. 1, 2유형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들은 신제품 실종으로 인해 매출이 최대 20%까지 하락했다고 호소하며 본사가 리모델링을 압박하기 위해 물품 공급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점수 미달 시 퇴출' 정교해진 계약 해지 수법
본아이에프의 본죽은 11년 이상 운영된 장기 매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점검 결과에 따라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논란이 된 점검표는 간판 설치 후 7년이 지나면 해당 항목에서 0점을 부여하는 등 사실상 전면 리모델링을 하지 않으면 기준 점수인 90점을 통과하기 어렵게 설계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점주들은 본사가 실제 시설 상태보다 설치 연차를 기준으로 감점을 진행해 리모델링을 강제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부분적인 보수를 마친 점주에게도 전면 공사를 요구하며 추가 점검 없이 해지를 통보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본사가 가맹점주의 계약 갱신권을 무력화하려 한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가맹사업법 사각지대 파고든 본사의 전략
현행 가맹사업법 제12조의2는 본사가 리모델링을 권유할 경우 비용의 일정 비율을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가맹계약 체결일로부터 10년이 경과하면 본사의 비용 분담 의무가 면제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이 존재한다. 본아이에프와 던킨의 사례는 이러한 법적 빈틈을 이용해 본사가 비용 부담 없이 매장 환경 개선을 압박하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
가맹본부는 브랜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후 시설 교체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점주들은 이를 본사의 수익 보전 수단으로 의심한다. 국내 가맹본부 다수가 로열티가 아닌 물품 공급 마진과 인테리어 시공 수수료에 의존하는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던킨의 공급 차별 행위 등을 불공정 거래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본아이에프와 비알코리아의 리모델링 압박 논란은 가맹본부가 신제품 공급권과 점수제라는 정교한 수단을 동원해 점주의 경영권을 침해한 사건이다. 10년 이상 장기 운영 매장에 대한 본사의 비용 분담 의무 면제 조항이 갈등의 불씨가 되었으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업계의 향후 관행을 결정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