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책브리핑)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진=정책브리핑)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는 단독조정제도 도입과 소비자 소송지원 근거 마련 등을 담은 소비자기본법 개정안이 2월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분쟁조정 미결 사건이 1만 건을 넘어선 상황에서, 200만원 미만 소액 사건을 1인 조정위원이 처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5년 만에 3배, 그런데 조정은 3명이 모여야 시작됐다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 접수 건수는 2021년 4,803건에서 2025년 1만3,672건으로 연평균 30%씩 늘었다. 2025년 말 기준 미결 사건은 1만 건을 넘었고, 평균 처리 기간은 132일이다. 현행법상 조정 회의에 최소 3인의 위원이 필요해 소액·단순 사건도 같은 줄에 서야 했던 구조가 적체의 원인 중 하나였다.

이번 개정으로 합의 권고 금액 200만원 미만이면서 당사자 간 이견이 적거나, 쟁점이 간단하거나, 양측 모두 합의 의사를 밝힌 사건은 1인 위원이 단독 조정할 수 있게 됐다. 의료분쟁 등에서는 이미 운영되던 방식이지만 소비자 분쟁에는 처음 적용된다. 소액 사건이 빠지면 대규모 분쟁에 조정 자원을 집중할 수 있어 전체 처리 속도 개선이 기대된다.

"(사진=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원 공식 기자 회견 당시 모습"
"(사진=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원 공식 기자 회견 당시 모습"

 

관건은 속도만이 아니다

소송지원의 법적 근거도 신설됐다. 사업자가 조정을 불수용해 절차가 무산된 사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 소송을 지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간 법령상 근거 없이 일부 취약계층에 한해 제한적으로 이뤄지던 지원이 체계적 제도로 전환된다.

위해 정보의 선제적 공유 근거도 마련됐다. 위해성 확정 전이라도 소비자 생명·신체·재산에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면 한국소비자원이 중앙행정기관에 정보를 제출할 수 있다.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의 명칭 변경, 피해구제 기간 연장 시 당사자 통지 의무 신설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개정 법률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되며 공포일로부터 6개월 뒤 시행된다. 분쟁 해결의 속도와 범위를 동시에 넓힌 개정이지만, 접수 건수 급증을 소화할 인력 확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도의 실효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동행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