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문체부 장관(가운데), 배경훈 과기정통부 부총리(왼쪽), 임문영 인공지능전략위 부위원장(오른쪽)이 26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간담회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문체부 장관(가운데), 배경훈 과기정통부 부총리(왼쪽), 임문영 인공지능전략위 부위원장(오른쪽)이 26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간담회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26일 '생성형 인공지능의 저작물 학습에 대한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안내서'를 발간했다. 생성형 AI가 타인의 저작물을 학습에 활용할 때 어디까지가 합법인지를 정부가 처음 제시한 기준이다. 핵심은 상업적 목적이나 웹 크롤링 방식의 AI 학습이라도 공정이용에서 자동으로 배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정이용 여부는 저작권법 제35조의5에 따라 네 가지 요소를 종합해 판단한다. 이용의 목적과 성격, 저작물의 종류와 용도, 이용된 부분의 비중, 저작물의 시장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다. 안내서는 이 요소들을 AI 학습 맥락에 맞게 해설하고, 공정이용이 인정될 수 있는 경우와 어려운 경우를 가상 사례로 나눠 제시했다.

문체부 공식 보도자료
문체부 공식 보도자료

"상업적이라도 배제 안 한다"는 말의 무게

안내서는 영리 목적의 AI 개발이라 해도 원저작물의 시장을 대체하지 않고 변형성이 높다면 공정이용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었다. 반대로 언론사 허락 없이 뉴스 기사를 통째로 크롤링해 요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은 인정이 어렵다는 사례도 포함됐다.

이 안내서는 유권해석이 아니며 법적 구속력도 없다. 문체부 스스로 "실제 공정이용 여부는 법원에서 종합 판단한다"고 명시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12월 초안 공개 당시 사법정책연구원 이규홍 수석연구위원이 "분쟁이 재판으로 넘어갈 경우 재판부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 만큼, 정부 공식 기준이 갖는 실질적 무게는 가볍지 않다.

(자료=문화체육관광부·한국저작권위원회) '생성형 인공지능의 저작물 학습에 대한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안내서' 표지
(자료=문화체육관광부·한국저작권위원회) '생성형 인공지능의 저작물 학습에 대한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안내서' 표지

 

벤처는 '부족', 창작자는 '과하다'

초안 공개 직후부터 양쪽의 반발이 동시에 터졌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지난해 12월 9일 "영리 목적 AI 개발을 불리한 요소로 규정해 AI 혁신 생태계를 위축시킨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고, 혁신벤처단체협의회도 12월 17일 "AI 학습 시 저작물 전체를 읽어야 하는 기술적 특성을 도외시했다"고 비판했다.

반대편에서는 한국방송협회·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국작가회의 등 문화 콘텐츠 창작 단체 16곳이 올해 1월 13일 "사유재산권으로서의 저작권을 본질적으로 훼손하는 시도"라는 공동 성명을 냈다. AI 업계는 규제가 너무 세다고 보고, 창작자 측은 보호가 부족하다고 보는 구도다.

관건은 '기준'이 아니라 '분쟁 이후'다

정부는 안내서와 함께 후속 지원책도 내놨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 AI 특화 상담·분쟁조정 창구를 신설하고, 과기정통부는 AI 학습용 데이터 구매비용에 R&D 세액공제를 적용할 계획이다. 공공저작물 영역에서는 지난 1월 28일 공공누리에 '제0유형'과 'AI유형'을 신설해 출처 표시 의무 없이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안내서는 저작권위원회 누리집(www.copyright.or.kr)에서 26일 오전 11시부터 확인할 수 있다.

양쪽 모두 불만인 이 기준이 실제 분쟁에서 어떤 무게를 갖게 될지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와야 윤곽이 잡힌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새로운 판례나 기술 발전 추이를 반영해 안내서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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