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이미지
생성이미지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쿠팡이 납품업자에게 납품단가 인하와 광고비 부담을 요구하고, 상품대금을 지연 지급하는 등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1억8,500만원을 부과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이후 꾸려진 범정부TF 출범 이래 첫 공식 제재다.

과징금 21억원보다 주목할 숫자는 따로 있다. 쿠팡이 법정 기한을 넘겨 지급한 상품대금이 2,809억원, 피해 납품업자가 2만5,715곳이다. 소규모 납품업자에게 대금 지급이 하루만 밀려도 자금 흐름이 꼬이는데, 쿠팡은 이를 최대 233일(약 8개월)을 끌었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전경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전경

2,809억원은 밀리고, 8억원은 챙겼다

쿠팡은 2021년 10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직매입거래 상품대금 2,809억원을 법정지급기한(상품수령일부터 60일)을 초과해 지급했다. 거래 건수만 50만8,752건이다. 쿠팡이 납품업자에게 돌려줘야 할 지연이자(연리 15.5%) 8억5,328만원도 지급하지 않았다. 대금은 늦추고, 이자 수익은 자기 몫으로 가져간 구조다. 이번 조치는 2021년 4월 법정지급기한 조항이 도입된 이후 이를 적용한 첫 제재 사례다.

"마진 못 맞추면 발주 끊겠다"

쿠팡은 2020년 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자사 영업지표인 PPM(순수상품판매이익률)과 GM(매출총이익률)이 목표치에 미달하면 납품업자에게 단가를 낮추거나 광고비·체험단 수수료 등을 부담하도록 요구했다. 쿠팡의 최저가 매칭 정책에 따라 판매가가 떨어지면 그 손실을 납품업자가 메우는 방식이다.

쿠팡은 협상에 비협조적인 납품업자에게 발주 중단·축소를 암시하기도 했다. 온라인쇼핑 점유율 1위(약 24.5%) 사업자의 발주 중단은 중소 납품업자에게 사실상 거래 단절과 같다.

조원식 공정위 유통대리점조사과장은 "쿠팡이 자신의 영업 전략에 따른 손실을 납품업자에게 전가한 것은 직매입거래의 본질을 훼손한 위법 행위"라고 밝혔다.

체험단 상품은 안 팔렸는데, 돈은 돌려주지 않았다

쿠팡은 2020년 9월부터 2024년 6월까지 6,743개 납품업자와 3만4,514건의 체험단을 진행하면서, 고객이 참여하지 않아 소진되지 않은 상품 2만4,986개의 비용 5억3,679만원을 반환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미지급 지연이자와 미소진 상품비용을 합산한 13억8천만원을 납품업자에게 지급·반환하도록 명령했다.

쿠팡에 대한 대규모유통업법 제재는 이번이 두 번째다. 2021년에도 32억9,7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으나 서울고등법원에서 취소돼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번 제재 역시 쿠팡의 법적 대응이 예상되는 만큼, 과징금의 크기보다 '마진 관리 사업모델 자체의 시정'이라는 공정위의 칼끝이 실제로 꽂힐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동행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