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여러 AI 서비스가 공교롭게 같은 날 멈췄다. UAE에서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가 정체불명의 물체에 맞아 불이 났고, 지구 반대편에서는 앤트로픽의 AI 서비스 클로드가 4시간 넘게 먹통이 됐다. 원인은 전혀 달랐지만, 수천만 명이 쓰던 서비스가 한꺼번에 멈춘 결과는 같았다.
드론이 서버를 태웠다
1일(현지시간) 오후 UAE AWS 데이터센터에 외부 물체가 충돌해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이 전력을 차단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가 줄줄이 끊겼고, 바레인 시설에서도 접속 장애가 이어졌다.
같은 날 이란은 미·이스라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걸프 지역에 미사일 137발과 드론 209기를 발사했다. AWS는 충돌 물체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 외교협회(CFR) 크리스 맥과이어 선임연구원은 "상업용 데이터센터가 분쟁에서 물리적 표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진단했다.
같은 날, 다른 이유로 클로드도 멈췄다
클로드 장애의 원인은 폭격이 아니라 수요 과부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2월 27일 연방 기관의 앤트로픽 기술 사용 중단을 지시하자, 이에 반발한 이용자가 대거 클로드로 몰렸다. 올해 1월 이후 무료 이용자가 60% 이상 늘었고, 유료 구독자는 지난해 10월 대비 두 배로 불어났다. 앤트로픽은 "전례 없는 수요"라고 밝혔다.
AI가 멈추자 드러난 것
두 사건에 인과관계는 없다. 하나는 물리적 폭격이고, 다른 하나는 수요 폭주다. 그런데 같은 날 벌어지면서 한 가지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AI 서비스에 대한 의존이 이미 선택이 아니라 기본값이 됐다는 사실이다.
클로드가 멈추자 개발자들은 코드 리뷰를 미뤘고, 기획자들은 보고서 초안 작성을 멈췄다. 대체재를 찾는 대신 복구를 기다렸다. 불과 2~3년 전이라면 직접 했을 작업이다. AI는 도구에서 출발했지만, 어느 순간 업무 흐름 자체에 편입됐다. 도구가 없으면 불편하지만, 흐름이 끊기면 멈춘다.
AWS는 전 세계 39개 리전에 123개 가용 영역을 두고 분산 설계를 했지만, 군사 공격은 설계 시나리오 밖이었다. 클로드는 API가 정상이었으나 웹·앱 이용자 대부분은 인증 자체가 불가능했다. 물리적 파괴든 수요 폭주든, AI 서비스가 멈추는 경로는 다양하지만 멈췄을 때 사회가 감당할 공백은 점점 커지고 있다. 3월 2일은 그 공백을 처음으로 두 방향에서 동시에 경험한 날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