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시행되는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을 둘러싼 논쟁이 자동차·조선 대기업에 집중돼 있다. 금속노조 산하 하청 147곳이 현대차·한화오션 등 원청 14곳에 교섭을 요구했고, 경총 등 경제 6단체는 시행 연기를 촉구 중이다. 그런데 이 법이 새로 정의한 '사용자'의 사정권은 제조업 원·하청에 머물지 않는다.
개정법 제2조제2호는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사용자로 본다.
고용노동부는 해석지침에서 이를 '구조적 통제'로 풀었다. 인력 운용, 근로시간, 작업방식, 임금 결정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면 직접 고용 여부와 무관하게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법 문구는 업종을 안 가리는데, 가이드라인은 공장만 본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 직원의 유니폼, 근무 매뉴얼, 영업시간, 식재료 납품처를 지정한다. 본사가 정한 인건비 가이드라인이 가맹점 직원의 시급을 사실상 결정하는 구조도 드물지 않다. 해석지침의 '구조적 통제' 판단 요소와 겹치는 지점이 적지 않지만, 현재까지 고용노동부의 매뉴얼은 제조업 원·하청 관계만을 전제로 작성됐다. 프랜차이즈·유통·플랫폼 업종에 대한 별도 기준이나 사례는 없다.
4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관계장관회의에서 "시행 초기 3개월을 집중 점검 기간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방관서 전담 지원팀과 단체교섭판단지원위원회를 통해 사용자성 판단 사례를 축적할 계획이다.
첫 적용 사례는 4월 중순경 나올 전망이지만, 그때까지 중소 프랜차이즈 본사와 유통 중소기업은 자신이 교섭 대상인지 판단할 근거가 없다. 대기업은 노무관리 전담 인력을 갖추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노무법인 상담 예약이 수 주일씩 밀리는 것이 현실이다.
시선은 대기업 공장에 가 있지만, '실질적 지배'라는 법 문구의 사정거리는 프랜차이즈 매장과 유통 물류센터까지 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