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4일 음식점 가격표 미게시 및 표시가격과 다른 요금 징수에 대한 행정처분 기준을 강화하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현행 규정에서 1차 위반 시 시정명령(경고)에 그쳤던 처분이 영업정지 5일로 바뀐다. 경고 단계가 사라지고 첫 적발부터 영업정지가 떨어지는 구조다.
개정안에 따르면 1차 위반 시 영업정지 5일, 2차 위반 시 10일, 3차 위반 시 20일의 처분을 받는다. 현행 기준은 1차 시정명령, 2차 영업정지 7일, 3차 영업정지 15일이다. 위반 횟수별로 3~5일씩 처분이 무거워졌지만, 실질적으로 가장 큰 변화는 1차 경고의 폐지다. 동네 분식집이든 관광지 횟집이든, 가격표를 붙이지 않거나 표시된 금액과 다른 요금을 받으면 바로 문을 닫아야 한다.
이번 개정은 지난 2월 25일 대통령 주재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발표된 '바가지요금 근절대책'의 후속 법령 조치다. 이재명 대통령은 해당 회의에서 바가지요금을 "악질적 횡포"로 규정하며 뿌리를 뽑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가격 미표시·미준수 업소에 대해 즉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식약처가 8일 만에 시행규칙 개정안으로 구체화했다.
적용 대상은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등 모든 식품접객업소다. 위탁급식영업은 제외된다. 식품접객업소는 영업소 내부 또는 외부에 가격을 표시할 때 부가가치세와 봉사료를 포함한 최종지불가격으로 게시해야 하며, 게시된 가격 그대로 받아야 한다.
개정안에 대한 의견은 4월 13일까지 통합입법예고시스템이나 우편, 이메일을 통해 식약처에 제출할 수 있다. 개정된 규칙은 공포한 날부터 즉시 시행된다. 의견 수렴 과정에서 처분 수위가 조정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관광객 바가지를 겨냥한 대책이지만, 법령의 칼날은 전국 모든 음식점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영업정지 5일은 자영업자에게 매출 손실뿐 아니라 단골 이탈, 배달앱 노출 중단 등 연쇄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고 없는 즉시 처분이 바가지 근절의 실효성을 높일지, 선량한 영세 음식점에 과도한 부담이 될지는 의견 수렴 과정에서 갈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