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중소벤처기업부) 중기부 현판 사진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중기부 현판 사진

중소벤처기업부가 6일 중동 사태로 피해를 입은 수출 중소기업을 위해 '긴급 물류바우처' 신설과 정책자금 만기연장을 발표했다.

수출바우처 국제 운송비 한도를 3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올리고, 기존 바우처 대상이 아닌 기업도 별도 트랙으로 물류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했다. 수출 현장의 긴급성을 고려한 조치다. 그런데 유가 상승과 원자재값 인상의 직격탄을 맞는 내수 소상공인에 대한 대책은 이 패키지 어디에도 없다.

수출 80곳 중 64곳이 피해, 대책도 수출에 집중됐다

중기부가 2월 28일부터 3월 5일까지 접수한 결과 중동 수출기업 80개사 중 64건의 피해·우려가 확인됐다. 10곳 중 8곳이 영향권이다. 운송 차질이 71.0%(22건)로 가장 많고, 대금 미수금 38.7%(12건), 물류비 증가 29.0%(9건), 계약 보류 12.9%(4건)가 뒤따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이 물류 불안의 핵심 원인이다.

대응 패키지도 수출 기업 전용으로 설계됐다. 긴급 물류바우처는 수출 실적과 물류 계약서를 제출해야 신청할 수 있고, 패스트트랙을 통해 2~3일 내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정책자금 특별 만기연장은 원부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이 대상이다. 산업부도 5일 별도 긴급 간담회를 열어 중동 7개국 수출 비중 50% 이상인 1063곳에 긴급 수출바우처를 공고하고, 무역보험 한도를 1.5배로 늘리기로 했다.

유가는 오르는데 소상공인 대책은 어디에

관건은 중동 사태의 충격이 수출기업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70%를 중동에 의존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이후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까지 급등했고, 원·달러 환율도 1400원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 식용유, 밀가루, 식자재, 포장재 등 내수 소상공인의 원가 전반이 올라간다. 동네 음식점·카페·빵집이 체감하는 타격이다.

중기부와 산업부가 이번에 발표한 대책은 수출바우처, 물류비 보전, 무역보험 확대 등 모두 수출 기업 전용이다. 내수 중심 소상공인이 유가·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호소할 창구는 현재 마련되어 있지 않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물류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 기업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지만, 내수 소상공인에 대한 파급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합동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위기는 1주일이 지나면서 물류·금융·에너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코스피는 한때 7% 넘게 폭락했고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수출 중소기업 대책이 급한 것은 맞지만, 유가·환율·원자재값 연쇄 상승이 내수 소상공인을 덮칠 때 대응할 수 있는 카드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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