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푸드테크 스타트업 딥플랜트가 완제품 판매를 접고 육가공 장비와 인공지능(AI) 구독 서비스를 파는 기업으로 체질을 바꾼다.

김철범 딥플랜트 대표는 30일 인터뷰에서 육가공 기업을 상대로 딥에이징 장비를 공급하고, 원육 품질을 분석해 가공 조건을 실시간으로 지시하는 클라우드 AI 서비스를 월 구독 형태로 과금하는 사업 모델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장비 공급가는 대당 5000만원에서 1억원 수준이며, AI 품질 분석 서비스는 월 100만원 안팎의 구독료를 받는다. 전통 식품 제조사가 아니라 산업용 하드웨어와 구독형 소프트웨어를 함께 파는 기업간거래(B2B) 딥테크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딥플랜트는 겉으로는 비선호 부위나 저등급 원육을 부드럽게 가공해 가정간편식(HMR)으로 파는 육가공 제조사처럼 보인다. 그러나 회사의 실제 목표는 고기 판매가 아니라 육가공 현장에 장비와 데이터 서비스를 공급하는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이다.

이 회사는 수압과 수온, 초음파, 전기장 에너지를 조합해 단백질 구조를 물리적으로 제어하는 딥에이징 기술을 내세웠다. 며칠씩 걸리던 숙성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축적한 약 1만건의 데이터를 토대로 원육의 마블링과 신선도를 사전에 판별하는 AI 알고리즘을 얹었다.

다만 원육을 직접 사들여 가공·유통하는 방식은 스타트업에 막대한 재고 부담과 설비 투자 비용을 안긴다. 실제로 딥플랜트의 연간 매출은 2024년 약 19억원에서 2025년 약 12억원으로 감소했다. 자체 제조와 주문자개발생산(ODM) 설비를 구축하며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성장통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하루 약 2000개의 가정간편식을 생산하는 제조 기반과 농협 등과의 협업 납품은 현금 흐름을 유지하고 기술을 실증하는 수단일 뿐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비즈니스 모델 전환의 성패는 육가공 기업들의 선택에 달렸다. 보수적인 축산업계 공장들이 1억원에 육박하는 장비를 들여놓고 매달 100만원의 이용료를 낼 만큼 원가 절감과 상품성 향상 효과가 입증돼야 하기 때문이다.

비전 영상과 초분광 데이터 기반 AI가 실험실에서 90% 이상의 판정 성능을 기록했더라도, 개체 차이와 혈흔, 조도 변화가 섞인 실제 도축·가공 라인에서 일관된 정확도를 내지 못하면 구독 유지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딥플랜트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딥테크 팁스에 선정돼 3년간 최대 15억원의 연구개발 자금을 확보했다. 이 자금은 공장의 문턱을 넘기 위한 검증 비용인 셈이다. 싱가포르 푸드테크 지원기관 이노베이트360을 통한 해외 실증도 수입육 중심의 글로벌 시장에서 장비와 라이선스를 팔 수 있는지 타진하는 첫 시험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동행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