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산 분야 벤처펀드에 처음으로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 전용 계정이 가동됐다.
젠엑시스는 씨엔티테크와 공동 운용하는 '씨엔티테크-젠엑시스 미래청년 수산 투자조합' 결성을 완료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조합은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주관하는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 수산계정의 미래청년 부문 출자사업으로 조성됐다. 두 기관이 공동 업무집행조합원을 맡아 발굴부터 심사, 사후 육성까지 전 과정을 함께 이끈다.
이번 결성은 그간 대형 벤처캐피탈 중심의 농수산 펀드가 소홀히 했던 초기 발굴·보육 단계에 액셀러레이터 전용 계정이 본격 투입됐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2026년 3월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공고한 정기 출자사업에서 수산펀드 최초로 창업기획자 전용 부문이 신설됐고, 최소 40억원 규모 조성을 목표로 젠엑시스와 씨엔티테크 컨소시엄이 운용사로 선정됐다.
수산업은 푸드테크나 바이오 분야 가운데서도 자본시장 유입이 가장 더딘 사각지대로 꼽혀왔다. 양식 환경의 불확실성과 복잡한 유통 경로, 비가공 원물 중심의 산업 구조 탓에 벤처투자가 선호하는 급격한 확장성을 증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기존 벤처캐피탈이 수산 기업에 투자해도 후속 자금 유치 실패나 유통 판로 부족으로 성장이 정체되는 경우가 잦았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집계에 따르면 모태펀드 피투자기업 중 가치를 낮춰 잡은 감액 처리 기업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111곳에 달했다. 단순 지분 투자만으로는 원자재 가격 변동과 유통망 확보라는 수산업 특유의 높은 진입장벽을 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젠엑시스와 씨엔티테크는 초기 시드 자금 공급에 그치지 않고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TIPS)과 민간투자연계형 기술창업지원(LIPS)으로 이어지는 후속 연구개발(R&D) 사다리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젠엑시스는 2023년 하반기 중소벤처기업부 팁스 운영사로 선정된 데 이어 2026년 상반기 립스 운영사로 이름을 올렸다. 씨엔티테크는 국내 액셀러레이터 중 초기 보육 실적이 가장 많다. 양사는 수산 기업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뒤 수억 원대 정부 R&D 연계 자금을 묶어 유치해 초기 자금난을 방어한다는 복안이다.
두 기관은 한국수산무역협회 등과의 협력망을 활용해 수산 가공식품과 수산 부산물 기반 고부가가치 바이오소재, 스마트 양식 솔루션 기업의 해외 진출도 사전에 타진한다. 투자 초기부터 해외 바이어와 대형 유통 채널과의 접점을 열어주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육성 중심 모델이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난관도 있다. 미래청년 펀드의 주목적 투자 대상은 업력 7년 미만이거나 대표자·임직원의 청년 비율이 높은 수산경영체로 한정돼 대상 기업 자체가 많지 않다. 액셀러레이터가 운용하는 조합 규모도 통상 수십억 원 안팎이라 기업 한 곳당 투입할 수 있는 1차 자금 규모에 한계가 있다.
수산 스타트업이 초기 투자를 받은 뒤 시리즈A 이상의 후속 대형 투자를 끌어내지 못하면 모태펀드가 겪어온 기업 가치 감액과 회수 지연 문제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결성된 펀드가 정책성 보조 역할을 넘어 기업의 독자적 현금흐름과 대규모 후속 투자를 여는 마중물로 작동할 수 있을지, 젠엑시스와 씨엔티테크의 사후관리 실행력이 수산 벤처 생태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