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푸드빌의 빕스가 1인당 10만원 안팎의 프리미엄 '그릴 다이닝' 모델을 확대하며 대중형 뷔페에서 초고가 다이닝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빕스는 9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캐슬플라자에 프리미엄 콘셉트를 집약한 잠실점을 연다고 8일 밝혔다. 이 매장은 빕스가 7월 광교점을 시작으로 청량리점 등에 도입한 '그릴 다이닝' 모델을 적용한 핵심 거점이다.
회사는 10월 송파점과 동탄점을 개편한 데 이어 11월 12일 대구점, 11월 26일 부천 중동점, 12월 17일 수원점을 순차적으로 이전 오픈한다. 이를 통해 2026년 말까지 총 8개 매장을 그릴 다이닝 형태로 운영할 방침이다.
가격 구조도 크게 달라졌다. 과거 빕스는 1인당 3만~4만원대 샐러드바 중심의 박리다매형 구조였다. 반면 그릴 다이닝 매장의 주말·저녁 코스는 '시그니처 그릴'이 1인당 7만9700원, 21일간 숙성한 고급 부위를 내는 '리저브 그릴'은 10만9700원에 이른다.
하우스 와인 무제한 페어링과 프리미엄 스테이크를 앞세워 사실상 파인다이닝이나 호텔 뷔페 가격대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고가화는 과거 무리한 다점포 확장으로 위기를 겪은 뒤 단행한 구조조정의 결과물이다. 빕스는 한때 전국 90여 개에 달하던 매장을 30여 개로 절반 이하 수준까지 줄였다.
로드숍 중심의 부실 점포를 철수하고 백화점과 대형 복합쇼핑몰 등 주차와 집객이 보장되는 핵심 상권으로 거점을 압축했다. 그 결과 테이블 회전율 대신 점당 매출과 객단가를 끌어올려 CJ푸드빌 전체의 흑자 기조를 견인했다.
다만 대기업 브랜드의 '고급화·소수 정예화'는 골목 상권과 소상공인에게는 새로운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 잠실처럼 주거·오피스·쇼핑 인프라가 융합된 복합 상권에서 대형 자본이 백화점 인프라와 주차 편의성, 무제한 주류 서비스까지 결합한 고급 패키지를 내놓으면 인근 개인 스테이크 전문점이나 양식 비스트로는 가격과 공간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
고물가로 양극화된 외식 시장에서 '확실한 한 끼'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지갑이 대기업의 검증된 프리미엄 매장으로 쏠리는 흐름도 영향을 미친다.
패밀리레스토랑의 그릴 다이닝 전환은 브랜드 노후화를 벗어나기 위한 체질 개선인 동시에 대중 외식 시장의 허리가 사라지고 초양극화가 심화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1인당 10만원 선까지 오른 가격 저항을 넘어 지속적인 재방문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빕스의 프리미엄 전략과 주변 상권 지형에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