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사업자와 60대 이상 사업자의 세금 환급 조회가 올해 들어 70% 가까이 급증했다.
종합 세무 관리 플랫폼 비즈넵 운영사 지엔터프라이즈는 26일 발표한 이용 데이터 분석에서 2026년 1~9월 개인사업자의 종합소득세 환급 조회 건수를 전년 동기와 비교한 결과 60대 이상 사업자와 폐업 사업자의 조회가 각각 69%, 70%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전체 환급 조회 증가율은 14.1%에 그쳤고 20~40대 사업자의 조회는 소폭 줄었다. 60대 이상 조회는 약 17만 건에서 약 29만 건으로, 폐업 사업자 조회는 약 16만 건에서 약 27만 건으로 뛰었다.
전체 환급 조회에서 폐업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5년 상반기 16~17% 선에서 2026년 들어 최고 27%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흐름은 자영업계의 고령화와 한계 상황과 맞물린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 60세 이상 비임금근로자는 269만 7000명으로 전체의 41.1%를 차지해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2024년 폐업 신고 사업자는 100만 8282명이었고, 중소벤처기업부 실태조사에서도 2025년 폐업 사업자가 97만 5681개로 집계됐다. 폐업 사업자 중 60세 이상 비중은 2023년 22.3%에서 2025년 24.4%로 꾸준히 올랐다.
고령층과 폐업자가 비대면 플랫폼을 적극 찾는 배경에는 절박한 경제적 유인이 있다. 고물가와 내수 부진, 대출 금리 부담을 견디지 못해 문을 닫은 소상공인들은 폐업 철거비와 밀린 임대료, 금융 채무 정리에 극심한 자금난을 겪는다.
이때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에 규정된 경정청구 제도가 사실상 마지막 자금 통로로 부각된다.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뒤 5년 이내라면 과거 과다 납부한 세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어 2021년 귀속 종합소득세는 2027년 5월 말까지 청구가 가능하다.
창업 초기나 영업 기간에는 매장 운영에 쫓겨 고용증대세액공제나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같은 조세특례 혜택을 꼼꼼히 반영하지 못한 소상공인이 많다. 비즈넵 같은 인공지능 기반 세무 스크래핑 플랫폼이 간편인증 한 번으로 직전 5년간 누락된 공제·감면 항목을 역추적해 예상 환급액을 도출해 주자 폐업 후 은퇴나 재도전을 준비하는 한계 자영업자가 몰리는 구조다.
다만 환급 조회 증가를 실질적인 소득 회복으로 바로 연결 짓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급 조회는 과세 당국 데이터와 조세 감면 항목을 단순 대조해 산출한 예상치일 뿐 실제 세무서 심사를 거쳐 입금되는 확정 세액과는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폐업 소상공인은 과거 장부 기장과 증빙 자료가 부실하거나 폐업 시점의 부가가치세·잔여 재고 처분 처리가 얽혀 있어 심사 과정에서 청구가 기각되거나 수정 요구를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플랫폼과 전통 세무 대리 시장 간 갈등도 사업자가 유의할 대목이다. 세무 플랫폼들이 환급 성공보수 수수료를 모델로 마케팅을 확대하자 한국세무사회는 지난 22일 지엔터프라이즈 대표를 세무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비대면 플랫폼이 제시하는 평균 환급 예상액이나 환급 가능성 안내가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수 있고 무자격 세무 대리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다. 과장된 기대만으로 경정청구를 남발했다가 사후 검증에서 가산세를 물거나 불필요한 세무 마찰을 빚을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폐업자와 60대 이상 사업자의 환급 조회 급증은 자영업 퇴출 위기 속 소상공인 지원 정책과 세무 행정의 사각지대를 방증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창업과 대출 중심이던 소상공인 정책이 폐업 이후 자산 정리와 세제 혜택 누락 방지 등 폐업 출구 전략 지원으로 세밀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