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세종청사 현판.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방식이 단순 부스 전시나 관 주도 로드쇼에서 현지에 뿌리내린 선배 한인 창업가의 실전 인프라와 규제 대응력을 연결하는 민관 협업 체계로 바뀌고 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30일 지난 27일 싱가포르 더 웨스틴 호텔에서 'K-파운더스 커넥트 인 싱가포르'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고 창업진흥원이 전담하는 K-파운더 네트워크 사업의 일환이다.

이번 행사는 27일부터 사흘간 열린 아시아 최대 딥테크 혁신 전시회 '싱가포르 스위치(SWITCH) 2026' 일정에 맞춰 마련됐다. 현지 진출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VC), 액셀러레이터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나 지자체가 주관하는 기존 해외 개척단은 박람회 부스 임차비나 항공료 보조 수준에서 계약 상담 건수 같은 정량 지표 채우기에 머무는 한계를 보여왔다. 그러나 글로벌 벤처 투자 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심해지고 각국 무역·기술 장벽이 높아지면서 현지 제도권에 안착한 기업인과의 결속력이 생존 변수로 떠올랐다.

싱가포르는 자본 유입과 금융·법률 체계가 체계적이라는 강점 뒤에 까다로운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금융과 첨단 기술 산업은 통화청(MAS)을 필두로 한 현지 당국의 철저한 규제 준수를 요구받는다.

이날 연사로는 싱가포르에서 10조원 이상 자산을 운용하는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 엔도우스의 사무엘 리 회장, 싱가포르국립대(NUS) 연구 인프라를 활용해 사업화한 AI 반도체 설계 기업 리딤의 이진호 대표, 현지 금융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해 토큰증권(STO) 플랫폼을 구축한 ADDX의 황인무 공동창업자가 나섰다.

이들은 현지 기관·투자자와의 신뢰 자본과 규제 극복 노하우를 강조했다. 규제 강도가 높은 핀테크·AI·딥테크 분야일수록 현지 법률을 준수하며 기관 투자자를 설득한 경험은 책이나 정부 가이드라인만으로 얻기 어려운 무형 자산이라는 설명이다.

행사에서는 국내 사업 모델의 단순 복제를 벗어나 현지 대학·연구소와의 산학 연계나 다국적 투자 환경에 맞는 거버넌스 설계 같은 실질적 해법도 교류됐다.

코스포와 중기부의 K-파운더 네트워크 전략은 일회성 행사가 아닌 글로벌 거점별 상시 협력 파이프라인 구축을 목표로 한다. 지난 6월 인도에서 첫 포럼을 연 데 이어 9월 8일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 진출 창업가와 교류망을 텄고, 이번 싱가포르 행사로 동남아시아 금융 허브까지 전선을 넓혔다.

앞서 7월 24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1000억원 규모의 재외동포 전용 K-파운더 펀드를 출범시켜 재외 한인 자본과 국내 스타트업을 직접 매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 같은 네트워크가 실제 투자 집행과 현지 법인 설립, 매출 발생 같은 성과로 이어지려면 과제도 적지 않다. 현지 선배 창업가와 유력 VC가 지속적으로 유익하다고 느낄 만큼 국내 후배 스타트업의 기술적 완성도와 차별화된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스포는 미국·일본·중국 등으로 후속 거점을 확대하겠다고 예고했다. 네트워크의 외연 확장과 함께 현지 규제 승인 지원과 후속 투자 연계 시스템이 얼마나 정교하게 작동할지가 K-스타트업 글로벌화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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