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람축산식품부 세종청사.

반려동물 홈케어 앱 '라이펫'을 운영하는 십일리터가 소비자 대상(B2C) 서비스 대신 보험·스마트홈 기업에 기술을 공급하는 기업 간 거래(B2B) 전략으로 매출을 2년 만에 약 9배로 끌어올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9일 농식품 분야 우수 창업기업을 발굴하는 '이달의 에이(A)-벤처스' 제90호 기업으로 십일리터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도 30일 선정 소식을 알리며 인공지능(AI) 기술의 상용화 성과를 강조했다.

십일리터의 매출은 2023년 1억3000만원에서 지난해 11억5500만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누적 투자 유치액 22억5000만원의 배경에는 개별 보호자 결제에만 의존하지 않고 B2B와 서비스형 인터페이스(API)를 개척한 결단이 자리 잡고 있다.

십일리터는 먼저 제도적 신뢰성을 확보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2023년 8월 반려견 슬개골 탈구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품목허가를 받은 데 이어 지난 4월 반려동물 치주 질환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허가도 취득했다.

이는 AI의 역할을 병원을 대신하는 진단자가 아니라 질환 초기 징후를 발견해 동물병원으로 인계하는 진단 보조 도구로 한정한 포지셔닝이었다. 이를 통해 법적 리스크를 피하고 제도권 인증을 확보했다.

제도적 공인은 곧바로 대기업과의 B2B 제휴 협상력으로 이어졌다. 십일리터는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 펫 케어 플랫폼에 라이펫 솔루션을 탑재하며 글로벌 스마트홈 생태계에 진입했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과 6월 프랑스 파리의 비바테크 2026에서 삼성전자의 펫테크 혁신 파트너사로 참가한 것도 이 제휴망 덕분이었다. 소비자에게 광고를 집행해 모객하는 대신 대기업 플랫폼의 기본 기능으로 들어가 진입 장벽을 낮춘 셈이다.

또 다른 수익화 축은 펫보험이다. 십일리터는 지난해 4월 DB손해보험과 손잡고 라이펫의 AI 사진 분석 결과를 가입 심사와 보험료 산정에 반영하는 제휴 상품을 내놓았다.

보험사는 사전 질환 확인 비용을 줄이고 가입 장벽을 낮출 수 있었고, 십일리터는 보험 가입이라는 결제 파이프라인에서 기술 공급 대가를 받는 B2B2C 구조를 완성했다. 에치와이나 헥토이노베이션 같은 헬스케어·멤버십 플랫폼으로 공급 대상을 늘린 것도 이 레퍼런스 덕분이다.

다만 남은 과제도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각도나 조명, 털 길이에 따른 이미지 품질 편차를 극복해야 하고, 오진 가능성으로 인한 동물병원 수의료계와의 마찰 위험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슬개골 탈구와 치주 질환, 백내장, 비만, 피부 질환에 이어 개발 중인 인지장애 분석 기술 역시 정량적 검증 데이터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쌓느냐가 추가 품목허가의 관건이다.

국내 시장의 협소함을 극복하기 위한 일본 진출 성패도 시험대에 올랐다. 십일리터는 현지 기업 엔트렉스와 협력해 일본 펫 시장 공략을 타진하고 있으나, 해외의 검역 및 동물용 의료기기 인증 체계는 국내와 달라 추가 인허가 절차와 비용 부담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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