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측 대리인단은 14일 오후 11시59분 서울고법에 재상고장을 접수했다.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가 지난달 24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 9440억원과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한 데 불복한 것이다.
접수 시각이 알려지자 그 배경을 짚은 글이 SNS에서 확산됐다. 이혼 사건을 주로 맡아온 한 변호사가 올린 게시글로 조회수 12만9409회를 기록했다.
이 변호사는 재상고가 양측 모두에게 열려 있는 절차라는 점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최 회장 측이 상대방의 재상고 여부를 끝까지 지켜보다 마감 직전에 접수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일종의 눈치 게임"이라고 표현했다.
노 관장 측은 재상고장을 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인지대는 최 회장 측이 부담하게 됐다고 이 변호사는 짚었다.
심야 접수가 가능했던 이유도 함께 제시됐다. 로펌 직원이 늦은 시각까지 법원에서 대기하다 접수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인지대를 접수와 동시에 수표로 내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그는 덧붙였다.
인지대는 소송 목적의 값에 연동된다. 민사소송 등 인지법은 소가가 10억원을 넘으면 소가의 0.35%에 55만5000원을 더해 산정하도록 하고, 상고심에는 여기에 2배를 적용한다. 9440억원을 대입하면 66억원가량이 나온다.
재상고를 부른 실질적 쟁점은 돈의 형태였다. 최 회장 측은 현금과 SK 주식을 섞어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주가가 떨어지면 차액을 보전하고 오르더라도 추가로 요구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노 관장 측은 판결 주문대로 전액 현금 지급을 요구했다. 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사건은 다시 대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판결이 확정되면 지급이 늦어지는 기간에 연 5%의 지연손해금이 붙는다. 하루 약 1억3000만원, 1년이면 472억원 규모다. 재상고로 확정 시점이 미뤄지면서 이자 시계도 일단 멈췄다.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PR팀은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고심 끝에 상고장을 제출하였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사건은 2022년 12월 1심에서 재산분할 665억원으로 시작됐다. 2024년 5월 2심은 이를 1조3808억원으로 높였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노태우 전(前)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을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은 분할 비율을 노 관장 33.33%, 최 회장 66.66%로 정했다. 노 관장 몫이 2심의 35%보다 1.7%포인트 낮아졌다.
법조계는 재산분할 기준 시점 이후의 주가 변동을 분할 비율에 반영한 부분을 재상고심의 핵심 쟁점으로 꼽는다.
노 관장 측의 대응도 남아 있다. 상고인이 상고이유서를 제출할 수 있는 20일이 지나기 전까지 부대상고장을 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