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이 철도차량용 변압기를 모방해 납품한 행위에 대해 성과물 보호기간이 10년을 지났더라도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A회사가 B 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부정경쟁행위금지 등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판결 중 2021년 5월 11일 주식회사 C의 발주에 따른 변압기 납품행위에 관한 금지·폐기·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했다고 8일 밝혔다. 피고의 상고는 기각했다.
A회사는 2010년 4월 B사와 동력분산식 철도차량용 변압기 제작·공급 계약을 맺고 2011년 초 16대를 납품했다. 이후 2012년 5월 다른 차종용 변압기 46대와 견본 1대를 수주해 공급하면서 부품 형상과 조립 형태 등이 담긴 도면도 제공했다.
B사는 이후 A회사의 변압기를 거의 그대로 모방한 변압기를 제조해 네 차례에 걸쳐 납품했다. 2013년 3월 1대, 2017년 12월 수주해 2018년 10월 2대, 2019년 10월 수주해 2023년 6월까지 63대, 2021년 5월 수주해 2023년 8월까지 2대를 각각 납품했다.
원심은 이 중 2021년 5월 계약에 따른 마지막 납품행위에 대해 보호기간이 지나 부정경쟁행위가 아니라고 봤다. 원심은 변압기 기술의 보호기간을 최초 납품 시점인 2011년 초부터 10년으로 제한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성과물의 보호기간을 일률적으로 제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세 번째 납품행위와 네 번째 납품행위의 종기 간격이 2개월에 불과하고 납품 대상이 동일하며 기술적 특징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은 또 B사가 계약을 위반해 변압기 기술정보를 무단 사용했고, 양사가 경쟁관계인 점, 모방 변압기가 10년이 지난 뒤에도 경쟁력을 유지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네 번째 납품행위도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고 봤다.
앞서 원심은 첫 번째 납품행위는 민법상 불법행위, 두 번째와 세 번째 납품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로 인정해 B사가 8억681만1264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부분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