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이미지. /랑펀미디어

글로벌 채권시장의 큰손들이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일제히 신규 매수를 보류하며, 이 여파가 AI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압박하고 있다.

1일 글로벌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주요 채권 운용사들은 오는 3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포지션을 축소하고 있다. PGIM 크레딧은 미국 국채 시장의 유례없는 변동성을 지적하며 현시점은 투자를 잠시 멈춰야 할 때라고 진단했고, 이번 선거를 수년 내 가장 중대한 분기점으로 규정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도 선거 당일 표심뿐 아니라 4일 발표될 미 재무부의 국채 차환 발행 계획과 10일 예정된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보수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시장이 주목하는 첫 번째 뇌관은 미국 연방정부 채무가 사상 처음으로 40조달러를 돌파한 점이다. 의회 권력이 어느 쪽으로 기울든 천문학적인 적자 재정 기조는 당장 멈추기 어려운 구조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해 분점 정부가 갖춰지면 채권 공급 부담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면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수성하면 감세 영구화와 추가 재정 투입으로 국채 발행 물량이 폭증할 위험이 있다.

국채 발행 물량 증가는 장기 금리를 밀어 올리고, 무위험 수익률인 미국 국채 금리가 고공행진하면 위험자산의 할인율도 가파르게 오른다. 이는 기관투자자들이 벤처 펀드 대신 채권이나 머니마켓펀드(MMF)에 머물게 하는 직접적 유인이 된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이번 선거가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인프라 확장에 직결된 주(州) 단위 지방 권력의 향방을 가른다는 점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연방의회뿐 아니라 36개 주에서 주지사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특히 하이퍼스케일러와 차세대 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는 텍사스, 오하이오 등 핵심 거점에서 초박빙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 지역은 그동안 전력망 우선 배정과 세제 혜택, 부지 인센티브를 앞세워 빅테크 자금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최근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지역 주민들의 전기요금이 오르고 용수 부족과 송전망 과부하 문제가 지역 정치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환경 규제와 인프라 비용 분담을 강조하는 후보가 주지사가 되면 전력망 연결 인허가 지연과 망 이용료 부과, 환경영향평가 강화 등 제약이 잇따를 수밖에 없다.

이미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는 지난달 30일 데이터센터 투자 대비 수익성 회의론 속에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여기에 주 정부 단위 규제 장벽까지 더해지면 인프라 구축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

이러한 비용 증가는 벤처 생태계의 자금난으로 전이된다.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거나 이를 응용한 소프트웨어를 서비스하는 초기 스타트업들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클라우드 컴퓨팅 자산에 운영자금의 절반 이상을 쏟아붓고 있다.

데이터센터 확충이 지연되고 인프라 운영 비용이 늘면 클라우드 서비스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초기 테크 기업들의 현금 소진 속도가 빨라진다. 동시에 고금리 장기화로 벤처캐피털(VC)의 신규 펀드 결성이 위축되면서 후속 투자 유치에 실패한 스타트업들의 밸류에이션 하향 조정과 폐업 압박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채권 시장의 큰손들이 선거 직전 투자를 멈춘 것은 정치 이벤트 자체보다 선거 이후 닥쳐올 자본 조달 비용의 재산정과 기술 인프라 환경의 재편을 확인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4일 발표될 국채 차환 계획에서 재무부가 장기물 발행 비중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벤처 투자 시장으로 흘러 들어갈 유동성의 수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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