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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안전보건 업무를 전담하는 책임자가 있더라도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0일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와 주식회사 F 등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제2조 제9호 가목의 '경영책임자등'을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업총괄책임자'와 이에 준해 안전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안전보건업무책임자'로 구분했다.

사업총괄책임자는 형식상 직위와 무관하게 실질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고 조직·인력·예산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안전보건업무책임자는 사업총괄책임자로부터 안전보건 업무 전반을 위임받아 배정된 범위 안에서 최종 결정권을 행사하는 사람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관리책임자나 안전보건 전담 임원(CSO)으로 임명됐다는 사실만으로는 안전보건업무책임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총괄책임자와 안전보건업무책임자는 각자 자신이 총괄하고 최종 의사결정권을 가진 영역에서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했다.

사업 전반의 추진 방향 결정이나 부문 간 예산·인력 배분처럼 사업총괄책임자가 최종 결정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영역에서는 대표이사가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반면 안전보건업무책임자가 권한을 위임받은 영역에서는 대표이사가 실질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한 안전보건업무책임자가 책임을 부담한다고 봤다.

양쪽 영역의 의무 위반이 모두 재해의 원인이 됐다면 두 사람 모두 책임을 질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 사건은 2024년 6월 24일 오전 10시30분께 리튬1차전지를 생산하는 F 회사 사업장에서 리튬전지 연쇄 폭발로 근로자 3명과 파견근로자 20명 등 23명이 숨진 중대재해와 관련된 것이다.

원심은 대표이사인 A 씨가 사업총괄책임자로서 경영책임자등에 해당한다고 보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대법원은 A 씨가 리튬 취급 사업장의 특성을 반영한 유해·위험요인 확인·개선 업무절차를 마련하지 않았고 2023년부터 위험성평가도 실시하지 않았다며 원심 판단을 수긍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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