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얼그룹이 대화형 인공지능(AI) 쇼핑 에이전트 '올로'를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더리얼그룹은 22일 사용자가 채팅창에 원하는 조건이나 상품명을 입력하면 여러 쇼핑몰의 가격과 상품 옵션을 즉각 대조해 최적의 구매 경로를 제시하는 올로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카카오톡 메신저와도 연동된다.
이번 출시는 크로스보더 커머스 미디어로 체력을 다져온 스타트업의 영역 확장이라는 점에서 벤처투자업계의 관심을 끈다. 더리얼그룹은 2020년 설립 이후 미국·영국·유럽을 주 무대로 럭셔리 패션 검색엔진 '리얼리', 유럽 스니커즈 플랫폼 '스니커즈123', 크리에이터 커머스 '스타일매치'를 운영해 왔다.
이 회사는 4000곳 이상의 해외 직구 리테일러 네트워크와 8700만 개의 상품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 월간 활성 이용자 200만 명을 모았다. 2024년 20억 원 규모 브릿지 투자와 2025년 6월 62억 원 규모 시리즈 A 투자 등 누적 98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올로의 경쟁력은 가격 비교 데이터의 깊이에 있다. 더리얼그룹은 창업 초기부터 항공·호텔 메타검색 플랫폼 '카약'의 데이터 집계 모델을 벤치마킹해 구매 전환 수수료와 퍼포먼스 광고를 결합한 수익 모델로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파편화된 리테일러의 재고와 가격 변동 폭을 추적해 최저가 알림을 제공하는 알고리즘은 해외 거래 데이터를 통해 정교화 작업을 마쳤다는 평가다.
다만 국내 시장의 벽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시장은 표준화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로 제휴처와 데이터를 주고받는 개방형 생태계가 정착했지만, 국내 커머스 시장은 대형 오픈마켓과 포털이 외부 검색 봇의 접근을 엄격히 통제하는 폐쇄형 구조가 지배적이다.
특히 생필품·공산품 영역은 쿠팡의 로켓배송 와우회원 전용가, 네이버쇼핑의 멤버십 추가 적립금, 카드사 청구할인 등 로그인 상태와 결제 수단에 따라 실구매 가격이 수시로 바뀐다. 배송비와 복합 프로모션 조건이 실시간 반영되지 않으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정보 효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수익 모델의 지속 가능성도 입증 과제다. 올로는 사용자에게 최저가 구매 링크를 안내하되 실제 결제는 개별 커머스 웹사이트로 이동해 이뤄지는 아웃링크 메타검색 방식이다. 국내 주요 커머스 사업자들이 제휴 수수료율을 축소하거나 데이터 스크래핑을 차단하는 기조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중개 수수료와 광고 모델만으로 독자적인 마진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올로가 초기 서비스 진입 방식을 초대장 기반 폐쇄형으로 설정한 것도 트래픽 폭증에 따른 서버 비용을 방어하는 동시에 데이터 정확도와 추천 적중률을 검증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결국 올로가 단순한 챗봇 실험을 넘어 지속 가능한 쇼핑 플랫폼으로 안착하려면 규격화된 상품 코드가 드문 국내 유통망의 비정형 가격 데이터를 얼마나 오차 없이 정제해 내는지가 관건이다. 글로벌 패션 영역에서 증명한 메타데이터 집계 역량을 국내 오픈마켓 환경에 맞춰 재현할 수 있을지가 초기 안착의 최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