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다가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 최초로 제도권 상호저축은행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핀다는 21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원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총 인수대금 120억원 가운데 핀다가 60% 지분을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했고, 2대 주주인 JB금융그룹 계열 전북은행이 나머지 40%를 분담했다.
이번 인수로 핀다는 금융 상품을 연결해 주고 건당 수수료만 챙기던 중개 모델에서 벗어나 예수금을 조달하고 대출을 직접 집행하는 정통 금융업에 뛰어들었다. 연체가 발생하면 자체 자본으로 손실을 감당해야 하는 건전성 시험대에 서게 된 셈이다.
2015년 출발한 핀다는 2019년 5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뒤 제휴 금융기관 98곳, 상품 300여 개, 누적 대출 중개액 15조원을 돌파했다. 그동안 대손충당금 적립이나 채권 추심 부담은 전적으로 제휴 저축은행과 카드사 몫이었다.
핀다가 인수한 대원저축은행은 1998년 설립돼 경북 경주에 본점을 둔 소형 저축은행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총자산은 31억원 수준에 불과해 정상화와 자체 중금리 신용대출 확대를 위해서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유지를 위한 대규모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핀다가 내세운 'AI 네이티브 뱅킹'과 누적 대출 중개 데이터가 저축은행업의 고질적 부실률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 기대와 회의가 엇갈린다. 금융권에서는 경기 하강기 다중채무자의 부실은 기술적 알고리즘만으로 방어하기 어렵다는 중론이 나온다.
저축은행 업권은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와 중금리 대출 연체율 급등으로 구조조정을 거쳤다. 핀다가 취급할 중금리 개인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의 연체율 관리에 실패하면 대주주인 핀다 본사의 재무 건전성까지 흔들릴 수 있다.
핀다가 전북은행을 40% 지분 파트너로 끌어들인 지배구조는 스타트업의 위험 분산 장치로 평가된다. 핀다는 기술 혁신과 AI 기반 운영을 주도하고 전북은행은 건전성 관리와 내부통제, 규제 대응을 맡는 구조다.
다만 경영 책임을 지는 주체는 지분 60%를 가진 핀다다. 연체율이 치솟고 자본 확충이 요구될 때 전북은행과의 분담 비율 협의나 추가 유상증자 여력은 핀다 경영진에게 재무적 압박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본점 이전과 사명 변경, 신임 대표 선임을 앞둔 핀다의 이번 도전은 대출 중개 수수료에 의존하던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의 구조적 한계를 돌파하려는 시도다. 핀다가 저축은행을 지렛대 삼아 예대마진을 직접 흡수하고 독자 신용 상품을 공급하는 성공 사례를 만들면 스타트업의 금융회사 진화 모델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연체율 방어에 실패해 대규모 부실을 겪는다면 스타트업의 규제 금융업 직접 진출 실패 사례로 남을 위험도 있다. 핀다가 내놓을 첫 여수신 상품의 연체율 추이와 BIS 자기자본비율 방어력은 핀테크 업계 전체가 주시할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