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구강관리(오럴뷰티) 스타트업 코티브가 시드 투자 단계에서 내수 시장을 건너뛰고 북미 유통·물류 인프라를 먼저 확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오메가포인트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그랜드벤처스는 22일 코티브 운영사 TSQC에 시드 투자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액셀러레이터 와이앤아처와 함께 전략적 투자자(SI)로 합류한 곳은 씨티케이커넥트다.
씨티케이커넥트는 코스닥 상장 뷰티 플랫폼 기업 씨티케이의 북미 유통 전문 자회사다. 씨티케이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K-뷰티 전용 대형 풀필먼트 센터를 두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일반의약품(OTC) 제조 공장 라이선스와 인프라를 갖췄다.
이에 따라 코티브는 북미 진출 시 걸림돌인 현지 통관과 규제 준수, 라스트마일 배송망을 시드 단계부터 플랫폼 형태로 지원받는 구조를 마련했다.
코티브를 이끄는 임종우 대표는 약 10년간 임상 현장을 지킨 통합치의학 전문의다. 그가 내놓은 첫 제품은 미백 겔의 유효 성분과 밀착 스트립을 결합한 '치아미백팩'이다.
기존 치아 미백 시장은 치과의 고농도 과산화수소 시술과 체감 효과가 낮은 저농도 미백 치약으로 양극화돼 있었다. 코티브는 의약외품 허용 기준치 안에서 치아 표면 접촉 시간을 물리적으로 유지해 치과 시술과 유사한 산화 반응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틈새를 노렸다. 진정 성분인 시카를 더해 치아 시림 증상을 낮추려 한 점도 특징이다.
이 같은 제품 설계는 소비 패턴 변화와 맞물린다. 코티브는 오럴케어를 충치 예방 등 위생·질병 치료를 넘어 피부 톤을 정돈하는 '에스테틱 루틴'으로 재정의했다. 북미는 치아 배열과 백색도에 대한 미용 관심이 높고 관련 셀프 홈케어 시장이 이미 수조 원대 규모로 형성돼 있다.
임 대표는 앞서 선보인 구강 브랜드 키와에서 지난해 치아미백팩 시제품 1만여 개를 완판하며 국내 소비자 반응을 확인한 뒤 북미 타깃의 글로벌 브랜드 코티브를 새로 론칭했다.
다만 글로벌 직행 모델이 안착하려면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북미 오럴케어 시장은 프록터앤드갬블(P&G)의 크레스트(Crest)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유통 장악력과 마케팅 자본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는 격전지다.
인지도가 없는 한국 신생 브랜드가 현지 소비자에게 다가가려면 막대한 디지털 마케팅 비용과 현지 인플루언서 연계가 필요하다. 초기 시드 머니만으로는 이런 출혈 경쟁을 장기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치아미백팩 단일 제품에 대한 높은 의존도도 극복해야 할 대목이다. 코티브는 치아 즉각 톤업 보정제에 이어 입술과 입가 주변 안면 관리로 제품군을 확장하겠다는 로드맵을 밝혔다.
이번 투자는 자본 유치를 넘어 제조·유통·물류 밸류체인을 시드 단계에서 일체화해 해외 진출 기간을 단축하려는 시도다. 코티브가 씨티케이의 북미 인프라를 발판 삼아 다국적 브랜드가 지배하는 시장에서 의미 있는 침투율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스타트업 생태계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