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테크 스타트업 마이오렌지가 사회적 가치 측정의 컨설팅 용역 부담을 인공지능(AI)으로 대체하는 기술 개발에 나선다.
마이오렌지는 22일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 일반트랙 연구개발 지원기업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정부지원금 8억원을 포함해 총 10억6000만원이 투입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비정형 데이터 수집부터 지표 매핑, 교차 검증, 공식 보고서 생성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 파이프라인으로 묶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소셜벤처와 비영리조직은 사회적 가치 측정에 상당한 비용을 쏟아부었다. 사회복지·돌봄·친환경 자원순환 분야는 일자리 수나 매출 같은 정량 지표 외에도 비정형 설문, 현장 활동 일지, 수혜자 인터뷰 등 정성적 성과가 뒤섞여 있다. 이 때문에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수천만 원을 들여 외부 컨설턴트를 고용하고 실무진이 수개월씩 보고서 작성에 매달려야 했다.
마이오렌지는 인력 중심의 용역 구조를 소프트웨어 인프라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에 쌓은 4300개 이상의 프레임워크 설계 데이터를 토대로 멀티모달 AI가 현장의 비정형 원데이터를 직접 분석한다. 사업의 목적·활동·결과 사이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변화이론 체계를 AI 백엔드 아키텍처에 내재화해 출처와 측정 논리를 교차 검증하도록 설계했다.
이 같은 자동화 전환이 시급해진 배경에는 제도적 압박이 있다. 지난 8월 국회를 통과한 사회연대경제 기본법은 공공부문 우선구매·우선위탁과 사회연대금융 심사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 측정·평가 도구 개발과 공시제도 도입을 명시했다. 정책금융과 민간 펀드 모두 객관적 데이터와 인과적 성과 근거를 요구하는 표준화된 공시 체계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다만 AI 기반 임팩트 측정이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과제도 남아 있다. 정부 기관과 대기업 사회공헌 담당자, 임팩트 투자사가 요구하는 평가 프레임워크가 기관마다 달라 자동화된 지표 매핑이 외부 공인 감사를 어디까지 충족할지는 미지수다. 비정형 데이터 왜곡이나 인과관계 과장 같은 AI 오류를 통제하지 못하면 그린워싱·소셜워싱 논란에 휘말릴 위험도 있다.
마이오렌지가 팁스를 통해 실증해야 할 최종 과제는 보고서 작성 효율화를 넘어 공공과 민간 금융이 인정할 수 있는 '임팩트 데이터의 신뢰도 표준'을 기술로 세우는 일이다. 인력 중심의 고비용 컨설팅 시장을 깨고 누구나 쓸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을 확립하는 것이 소셜벤처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가를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