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핀테크 기업 후시파트너스가 신용보증기금의 유망 스타트업 스케일업 프로그램 '프리아이콘(Pre-ICON)' 지원 대상에 선정됐다.
후시파트너스는 23일 이번 선정으로 향후 3년간 최대 40억원 규모의 운전자금 신용보증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무상 보조금이나 지분 투자금은 아니지만 지분 희석 없이 시중은행 등에서 저금리 대출을 실행할 수 있는 유동성 지렛대 역할을 한다.
프리아이콘은 '퍼스트펭귄'을 거쳐 '혁신아이콘'으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 중 도약기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을 돕는 단계다. 후시파트너스는 2023년 10월 퍼스트펭귄에 선정된 데 이어 이번에 상위 스케일업 트랙에 이름을 올렸다.
보증기관이 이 회사에 주목한 배경에는 감축 실적을 금융 자산으로 제도화하고 수익성을 빠르게 입증한 점이 작용했다. 회사는 2022년 전기버스 운행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상쇄배출권 외부사업으로 정부 승인을 받았다.
통상 버스 한두 대의 감축량은 인증 비용조차 건지기 어렵지만, 후시파트너스는 다수 운수사의 차량 데이터를 하나로 묶어 등록하는 '프로그램 감축사업' 방식을 택했다. 여기에 감축 사업을 금융 비즈니스로 바꾼 장치가 배출권 선도거래다.
회사는 2023년 8월 부천버스 전기버스 33대에서 향후 발생할 감축분을 증권사와 선도계약 형태로 체결하고 2025년 4월 실제 인증 실적을 인도하는 구조를 완결했다. 배출권 인증에 걸리는 시간 동안 자금이 묶이는 운수사에는 조기 유동화를 제공하고, 배출권 제출 의무가 있는 대기업·금융사에는 미래 물량을 확정 가격에 선점하도록 연결한 것이다.
이러한 거래 역량을 소프트웨어로 확장한 결과물이 AI 기반 플랫폼 '후시커넥트'다. 후시커넥트는 모빌리티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감축 프로젝트 발굴, 모니터링 데이터 수집, 측정·보고·검증(MRV) 자동화, 수요·공급자 매칭 기능을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묶었다.
사업 구조 확립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2024년 2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32억원으로 16배 급증했고 당기순이익도 흑자 전환했다. 올해 매출액은 78억원, 순이익은 약 33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일에는 GS글로벌이 제4차 배출권거래제(2026~2030년) 대응을 위해 후시파트너스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다만 이번 보증 확보가 기업 가치 확대로 이어지려면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탄소배출권 시장은 정부의 배출허용 총량 설정과 무상·유상 할당 비율, 감축방법론 승인 정책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크다. 배출권 시장 가격이 급락하면 선도계약 구조의 정산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수송 분야를 넘어 태양광, 바이오매스, 자원순환 등 복잡한 산업 공정 감축 영역으로 플랫폼을 넓히는 과정에서 데이터 신뢰성을 공공기관에 지속적으로 입증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용역 수수료를 받는 컨설팅 업체를 넘어 배출권 금융 자산을 다루는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