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세종청사.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쏟아내는 신메뉴가 가맹점주에게는 마진 압박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bhc와 교촌치킨, 푸라닭 등 국내 주요 치킨 브랜드는 10월 22일을 전후해 일제히 신제품을 공개했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이 운영하는 bhc는 10월 22일 고추와 대파, 양파 풍미를 앞세운 후라이드 치킨 '알싹킹'과 전용 디핑 소스 2종을 출시했다.

교촌에프앤비도 같은 날 허니 소스를 입힌 허니윙콤비와 허니옥수수 윙 메뉴 4종을 내놨다. 아이더스에프앤비의 푸라닭은 10월 21일 기존 고추마요에 매콤함을 더한 홍고추마요를 선보였다.

겉으로는 맛과 부위 선택지를 넓혀 정체된 외식 소비를 살리겠다는 설명이지만, 신메뉴는 본사가 가맹점으로부터 유통마진인 차액가맹금을 안정적으로 회수하는 수단으로 꼽힌다. 국내 프랜차이즈 본사는 정액·정률 로열티 대신 닭고기 파우더와 특제 소스, 포장재 등 필수 원·부자재 납품 가격에 마진을 얹어 이익을 취해 왔다.

신메뉴가 나오면 가맹점주는 본사가 독점 공급하는 전용 소스와 파우더, 별도 부자재를 의무적으로 발주해야 한다. 최근 메뉴들은 일반 양념치킨과 달리 전용 믹스 파우더나 특수 디핑 소스, 세분화된 부분육 가공품을 필수로 요구한다.

본사는 신메뉴 출시 때마다 신규 원재료 공급으로 확정적인 물류 마진을 챙기지만, 점주에게는 재고 관리 비용과 원가율 상승 부담이 전가된다. 신메뉴가 흥행에 실패하면 유통기한이 짧은 전용 소스와 특수 원자재의 폐기 손실은 고스란히 점주 몫이 된다.

이런 신메뉴 출시는 사법부와 규제 당국이 차액가맹금 수취에 잇따라 제동을 거는 시점과 맞물려 주목된다. 올해 1월 대법원은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이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계약서상 명확한 합의 없이 거둔 차액가맹금 215억원을 돌려주라고 최종 판결했다.

이 판결 이후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이 번지고 있다. 10월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bhc 가맹점주 410명이 제기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의 총 청구액은 1063억원에 달한다. 메가MGC커피 점주 290명은 청구액을 617억원으로 늘렸고, 맘스터치와 지코바 등 주요 외식 브랜드 점주들도 수백억원대 반환 소송을 진행 중이다.

본사의 기존 마진 수취 방식이 법정에서 흔들리자, 대체 불가능한 특화 신메뉴를 늘려 필수품목의 공급 단가와 유통 물량을 유지하려는 방어 기제가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익 배분 구조가 개선되지 않은 채 쏟아지는 신메뉴는 자영업자의 기초체력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배달 플랫폼 수수료와 인건비, 임대료 부담이 겹친 상황에서 복잡해진 조리 공정은 점포의 노동 강도를 높인다.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만원대 중후반까지 오르며 소비자의 가격 저항도 한계에 다다랐다.

차액가맹금을 둘러싼 줄소송의 최종 판결이 가시화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필수품목 가이드라인이 강화될수록, 가맹본부는 물류 마진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가맹점의 실질 매출과 연동되는 투명한 로열티 제도로 전환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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