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돼지갈비 프랜차이즈 명륜진사갈비가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무한리필 구조상 해외 확장의 성패는 매장 수가 아니라 육류 원가와 품질을 통제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명륜당은 24일 필리핀 클락점과 태국 센트럴노스빌점을 각각 10호점, 8호점으로 신규 개점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필리핀과 태국을 주축으로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요 거점에서 매장 수를 두 자릿수로 끌어올렸다.
치킨이나 제과제빵 등 가공육·반제품 중심 프랜차이즈와 달리 숯불돼지갈비는 원육의 품질 편차와 신선도 유지가 브랜드 평판을 직접 좌우한다. 동남아시아는 열대 기후 탓에 콜드체인(저온 유통망) 인프라가 국내보다 취약하고, 국가별 축산물 검역과 육류 수입 규제도 까다롭다.
한국 본사에서 원육을 통째로 냉동 수출하면 물류비와 관세 부담으로 무한리필 특유의 가성비 구조가 무너질 수 있다. 이에 현지 육가공 업체와의 공급 계약이나 주변국으로부터의 대량 원육 수급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고기 등급과 육질 편차를 본사가 어떻게 제어하느냐가 핵심 관건으로 꼽힌다.
명륜진사갈비는 단순 기술 수출형 라이선스를 넘어 현지 파트너사와의 마스터 프랜차이즈(MF) 및 현지 법인 설립 모델을 병행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대형 유통그룹 쇼핑몰 입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넓히고, 필리핀에서는 현지 법인을 통해 직영점과 가맹점을 동시에 관리한다.
이처럼 파트너십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핵심 경쟁력인 양념 소스와 레시피만 한국에서 완제품 형태로 직수출하고, 육류와 채소 등 부자재는 현지 조달에 맡길 수밖에 없다. 현지 파트너나 가맹점주가 원가 절감을 위해 원육 부위를 임의로 바꾸거나 해동·숙성 공정을 매뉴얼대로 지키지 않으면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
국내 가맹 사업에서도 고기 질과 숯불 화력, 셀프바 구성에 따른 점포별 만족도 격차가 상시 분쟁 요소로 작용해 왔다. 본사 관리 감독이 물리적으로 멀어지는 해외 시장에서는 수퍼바이징 시스템이 느슨해지는 순간 가맹점마다 맛과 서비스가 갈라지며 브랜드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동남아 소비자의 식문화 차이도 넘어야 할 벽이다. 필리핀과 태국은 돼지고기 소비 비중이 높고 단맛과 짠맛이 어우러진 양념육 선호도가 높아 K-바비큐의 초기 반응은 뜨겁다. 그러나 한국에서 서민 외식으로 인식되는 무한리필 갈비가 현지에서는 중산층 이상이 찾는 상대적 고가 외식 메뉴로 소비된다.
현지 소비자들은 높은 객단가를 지불하는 만큼 고기 품질과 서비스 수준에 대한 눈높이가 국내보다 엄격할 수밖에 없다. 화려한 쇼핑몰 입점 효과로 초기 집객에 성공하더라도 재방문율을 지켜내지 못하면 대형 매장의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이 가맹점주에게 전가된다.
국내 외식 가맹본부들의 해외 실패 사례는 출점 경쟁의 화려함 뒤에 숨은 위험을 보여준다. 해외 출점 초기에는 가맹비와 기술 사용료가 유입되며 단기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만, 물류 표준화와 사후 품질 관리가 수반되지 않으면 매장 폐점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기 쉽다.
명륜진사갈비가 필리핀 10곳, 태국 8곳이라는 수치적 성과를 넘어 해외 시장에 뿌리를 내리려면 출점 속도를 조절하더라도 '식자재 퀄리티 컨트롤 타워'를 먼저 공고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육류 공급업체에 대한 엄격한 감리 시스템과 냉장·냉동 물류 추적 체계의 디지털화로 어느 매장에서든 동일한 육질과 양념 맛을 보장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