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세종청사.

광학 스타트업 엘이디온이 저가 범용 백색 LED 칩 하나에 독자 광변환 소재를 입혀 특수조명 제조원가를 30% 이상 낮추는 원천기술의 사업화에 나섰다.

엘이디온은 24일 범용 백색 LED 돔 표면에 정밀 나노 광변환 소재를 도포해 산업군별 맞춤형 파장을 구현하는 원칩 기술의 성과와 생산 체계 고도화 계획을 밝혔다.

스마트팜과 반도체 클린룸, 생활공간 등이 요구하는 빛의 성질은 서로 다르다. 기존 특수조명 제조사들은 적색·청색·근적외선(NIR) 등 파장별 전용 칩을 수입해 한 기판 위에 얹는 물리적 결합 방식을 써 왔다.

이 방식은 파장별 전용 칩의 공급망이 해외 소수 기업에 편중돼 단가가 높고, 칩마다 전압과 발광 특성이 달라 균일한 면광원을 만들기 어려웠다. 기능을 더할수록 부품 수와 불량률, 제조비용이 함께 치솟는 구조였다.

엘이디온은 대량생산되는 수십 원대 범용 백색 LED 한 개를 원재료로 쓰는 역발상을 택했다. 백색 LED 패키지 표면에 나노 형광체와 광변환 수지를 초정밀 도포해 빛 일부를 흡수한 뒤 원하는 파장대로 변환해 방출하는 방식이다.

이 원칩 방식은 고가의 수입 전용 칩을 여러 개 쓰는 방식 대비 완제품 제조원가를 30% 이상 절감했다. 소재 배합비와 성분을 조절하면 식물 생육에 필요한 근적외선(700~1000nm) 성분을 늘리거나 반도체 공정에 악영향을 주는 청색광 파장대를 선택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태양광에 준하는 연색지수(CRI) 95 이상의 고연색 구현도 단일 칩에서 가능해졌다.

다만 나노 광변환 소재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표면이 산화돼 효율이 떨어지는 취약점이 있었다. 엘이디온은 나노소재 표면을 감싸는 패시베이션 공정과 실리카(SiO₂) 박막 코팅, 유무기 복합 하이브리드 기술로 내구성을 높였다. 코팅액 토출 오차를 정밀 제어하는 디스펜싱 공정을 설계해 완제품 간 광 편차도 1% 이하로 묶었다.

기술력은 현장 실증으로도 입증됐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및 농협경제지주와 함께 충남 논산·서산 일대 딸기 농가 23곳에서 보광조명 실증을 진행한 결과 수확량은 최대 28%, 당도는 약 20% 향상됐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의 이천·청주·용인과 중국 우시 FAB 라인에 클린룸 조명 규격으로 기술을 등록했다. 올해 1월에는 매입형·고정형 LED 등기구 관련 KS C 7653 인증을 취득하고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지정돼 공공 조달 시장 진입로도 확보했다.

엘이디온은 초기에 PCB에 LED 패키지를 실장한 뒤 나노 광변환 소재를 수작업으로 코팅해 완제품을 만들었다. 그러나 수작업 비중이 높아 납기가 길고 대규모 양산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회사는 PCB 실장 전 단계인 LED 패키지 공정에서 광변환 소재를 직접 도포해 표준화된 릴(Reel) 패키지로 가공하는 자동화 양산 라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릴 패키지화가 완성되면 기존 조명 제조사들은 자체 표면실장(SMT) 설비에 이 패키지를 걸어 특수조명을 생산할 수 있다.

엘이디온은 조명 완제품 직접 납품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조명 완제품 기업을 고객사로 둔 핵심 광학 부품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2024년 12월 중소벤처기업부의 딥테크 팁스(TIPS)에 선정돼 확보한 자금으로 자동화 디스펜싱과 릴 패키징 설비 확충을 가속화하고 있다.

상용화 과제도 남아 있다. 생활·학습용 인체 중심 조명은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과의 인체적용시험에서 작업기억 과제 정확도가 93.75%에서 97.00%로 상승했으나 소규모 탐색적 연구에 그쳐 후속 대규모 데이터가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오스람·니치아 등이 선점한 지식재산권과 각국 신뢰성 표준 규격도 통과해야 한다.

엘이디온은 2026년 매출 30억 원 달성을 시작으로 국내 산업·공공 조명 공급을 안정화하고 릴 패키지 기반 해외 수출을 본격화해 2030년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동행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