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의 제1호 사내벤처로 출발한 드림즈가 개인보호구 마스크 공급에서 원전용 공기정화 필터와 인공지능(AI) 재난안전 플랫폼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했다.
25일 전력·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드림즈는 한수원에서 약 40년간 원전 설비 안전성을 연구한 방극진 대표가 2018년 사내벤처 1기 과제로 시작해 2020년 3월 법인을 설립하고 분사한 기업이다.
창업 초기 드림즈는 방사성 미립자 차단과 호흡 편의성을 결합한 산업용 방호방진 마스크를 상용화해 발전소와 산업 현장에 납품했다. 다만 범용 보호구에만 머물 경우 사업 확장성이 제한적이라는 판단 아래 미립자 여과 원리를 발전소 공조 설비의 핵심 기술로 확장했다.
현재 주력 기술은 활성탄소섬유(ACF)에 트리에틸렌디아민(TEDA)을 첨착한 융복합 공기정화 필터다. 기존 원전 공기정화 설비는 미립자를 포집하는 헤파(HEPA) 필터와 기체상 요오드를 걸러내는 활성탄 베드가 분리돼 부피가 크고 압력 손실이 컸다.
드림즈는 고비표면적 활성탄소섬유와 첨착 기술을 결합해 미립자 포집과 요오드 흡착을 하나의 슬림한 여과 시스템으로 통합했다. 이 기술은 격납건물 내부 공간이 협소한 소형모듈원자로(SMR)에서 직접적인 수요처를 찾을 수 있다.
하드웨어 제조에 그치지 않고 방사선 감지 정보와 기상 데이터를 연동한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무선 휴대용 방사선 감지기와 공공 방사선량 측정치, 기상청 풍향·풍속 데이터를 결합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AIoT) 재난안전 플랫폼으로, 위험 지역 작업자와 주민에게 최저 피폭 대피 경로를 실시간 안내하는 알고리즘이다.
이 같은 기술 전환은 정부 정책 자금과 연계되며 구체화되고 있다. 드림즈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총괄하고 창업진흥원과 한국원자력산업협회가 전담하는 2026년 초격차 스타트업 프로젝트(DIPS) 원자력·핵융합 분야 창업기업으로 신규 선정됐다. 3년간 최대 6억원의 사업화 자금과 기술 실증 프로그램을 지원받는다.
다만 상용화까지 넘어야 할 규제와 검증의 벽은 높다. 원자력 발전설비는 개인보호구 국가인증(KC)과 달리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이 요구하는 내진·내환경·방사선 누적 조사 시험을 장기간 통과해야 한다. 대용량 풍량 환경에서의 첨착물 탈락이나 고온·고습 환경의 흡착열 제어 문제도 양산 공정에서 표준화해야 할 과제다.
AIoT 재난안전 플랫폼은 공공 방재 지침과의 정합성이 쟁점이다. 지자체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운영하는 국가 방사능 방재 지휘체계와 드림즈의 대피 경로 알고리즘이 충돌할 경우 현장 혼선이 발생할 수 있어 국가 재난안전 통신망과의 연계 규격을 맞추는 실증 작업이 필수적이다.
드림즈가 개인보호구를 넘어 원전 주기기 필터와 AI 재난 플랫폼으로 진입로를 설정한 것은 사내벤처의 기술 고도화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SMR 실증 플랜트와 대형 원전 정비 사업에서 국산화 납품 실적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독자 벤처로서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