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벤처스가 산업안전 출자사업에서 펀드 결성 규모를 대폭 키워 정책 목적 투자 의무 비중을 20% 미만으로 낮췄다.
한국벤처투자는 26일 2026년 LP 성장펀드(Track 2) 1차 출자사업 산업안전 분야 위탁운용사로 카카오벤처스,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신한캐피탈 컨소시엄,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3곳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국벤처투자가 23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이번 출자사업에는 16개 조합이 3개 자리를 두고 경합해 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 3개 운용사는 각각 모태펀드 LP 성장펀드로부터 150억원씩, 총 450억원을 출자받는다.
똑같이 150억원의 출자 확약을 받았음에도 운용사별 최소 결성 목표액은 크게 갈렸다. 카카오벤처스는 최소 결성 규모를 400억원으로 제안해 모태펀드 출자비율을 37.5%까지 낮췄다.
반면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신한캐피탈은 300억원으로 50%,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는 250억원으로 공고상 최대 허용 한도인 60%를 채웠다. 이에 따라 3개 조합의 합산 결성 목표액은 950억원으로, 모태펀드가 제시한 최소 결성 목표액 750억원을 200억원 웃돌았다.
이번 출자사업은 약정총액의 60% 이상을 비상장 중소기업에 투자하되, LP 성장펀드 출자금(150억원)의 50% 이상이자 조합당 75억원 이상을 산업안전 중소기업에 의무 투입하도록 규정했다. 대상은 인공지능(AI) 기반 위험예측, 센서용 반도체, 산업용 로봇, 재해 모니터링 드론 등이다.
핵심은 의무 투자 산정 기준이 펀드 전체 약정총액이 아니라 LP 성장펀드 출자금에 연동된다는 점이다. 250억원 규모의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는 75억원의 의무 투자액이 전체 약정액의 30%를 차지한다.
반면 카카오벤처스는 400억원 중 75억원, 즉 전체의 18.75%만 산업안전 기업에 집행하면 주목적 투자 요건을 달성한다. 나머지 325억원은 일반 비상장 딥테크나 고수익 B2B 서비스 등으로 유연하게 분산할 여지를 확보한 셈이다.
산업안전 기술 스타트업은 안전보건 규제와 기업의 설비투자 주기에 의존도가 높다. 중대재해처벌법 도입 이후 위험 관리 솔루션 수요가 늘었으나, 대기업이나 중견 제조업 현장에 기술을 납품하고 실적을 쌓기까지 통상 1년 이상의 실증(PoC) 기간이 소요된다.
이번 펀드의 성과보수 기준 내부수익률(IRR)은 7% 이상으로 설정됐다. 투자심의일 기준 최근 3년 이내 산업재해 발생건수 공표 사업장은 주목적 투자 인정 대상에서 제외되고, 구주 투자도 모태 출자금의 15% 이내로 제한된다.
카카오벤처스는 신주 투자 중심의 고위험 포트폴리오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서 펀드 외형을 키워 정책성 의무 비중을 희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펀드 외형을 키운 만큼 민간 자금 모집 부담도 커졌다. 세 조합이 모태펀드 외에 유치해야 할 매칭 출자금은 최소 500억원에 달한다. 카카오벤처스는 150억원을 뺀 나머지 250억원을 자체적으로 모집해야 한다.
최종 선정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펀드 결성을 마쳐야 하는 규정상, 단기간에 대형 민간 출자자(LP)를 확보하지 못하면 결성 시한에 쫓길 수밖에 없다.
이번 출자사업의 성패는 카카오벤처스가 긴 회수 주기를 가진 산업안전 분야에서 75억원의 정책 투자를 안정적으로 회수하는 동시에, 나머지 80% 이상의 자금으로 펀드 전체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에 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