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의사가 아닌 사람이 수술에 참여한 경우 해당 의료기관은 요양급여비용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6일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부정의료업자) 등 혐의로 기소된 병원장 A 씨에 대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했다. 피고인 B, C 씨의 상고는 모두 기각했다.
A 씨는 서울 관악구의 한 병원 대표자 겸 원장으로, 2015년 5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의사가 아닌 H 씨가 수술에 참여한 사실을 숨기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해 총 23회에 걸쳐 9538만8620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H 씨가 인공 고관절 반치환 수술에서 대퇴골 골수공간에 드릴을 밀어 넣고 인공 고관절을 끼워 넣는 등 수술의 주요 부분을 시술했다고 봤다.
반면 2심은 H 씨가 리트렉터(수술 부위를 벌려 주는 도구)나 임팩터(인공관절 삽입용 도구)를 잡아주는 등 극히 일부 진료보조행위만 담당했다며 A 씨에게 편취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이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의료기관에서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한 경우 그 의료기관은 요양급여비용을 적법하게 지급받을 자격이 없고, 이는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인과 함께 의료행위를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사실을 숨긴 채 마치 의료인이 적법하게 의료행위를 한 것처럼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법원은 H 씨가 수술 자체에만 가담했으므로 입원비·약제비·검사비 등 수술 외 요양급여에 대해서는 사기죄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은 A 씨의 직업과 경력, 범행 경위 등을 종합하면 편취 고의도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원심판결 중 A 씨에 대한 부분은 전부 파기하고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B, C 씨에 대해서는 원심의 유죄 판단에 법리 오해 등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