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세종청사.

자취남부동산중개법인이 소형 임대차 시장의 고질병인 허위매물을 '호실 원장' 기술로 차단하는 과제가 정부 연구개발(R&D) 사업에 안착했다.

27일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씨엔티테크에 따르면 자취남부동산중개법인은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 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에 최종 선정됐다. 이 회사는 향후 2년간 최대 8억원의 R&D 자금을 확보했다.

원룸·빌라 등 소형 임대차 시장은 아파트와 달리 호실마다 구조와 향, 관리 상태가 제각각이다. 기존 대형 플랫폼은 중개사가 올리는 광고 건수당 과금하는 구조여서 한 호실을 여러 중개사가 다른 가격과 사진으로 중복 등록하거나 이미 계약된 방을 미끼로 쓰는 낚시성 매물을 걸러낼 유인이 약했다.

10년 차 현장 공인중개사 출신인 김성찬 대표가 창업한 이 회사는 건물이 아닌 개별 호실마다 단 하나의 표준화된 데이터 원장을 만들어 계약 조건과 실제 면적, 구조 사진, 점유 현황 등 변경 이력을 누적 관리한다. 시세는 변해도 물리적 공간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한 설계다.

이번 팁스 과제의 핵심은 수작업과 현장 실사에 의존하던 데이터 검증을 알고리즘과 공적 장부 연계 기술로 자동화하는 것이다. 회사는 비표준화된 주소와 층·호수 정보를 자체 정규화 엔진으로 분석해 실제 호실과 일대일로 매칭하는 고유 식별 기술을 고도화한다.

또 문의·방문·계약·잔금 지급 등 거래 단계별 이력을 단일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하고, 대법원 등기부등본과 정부 건축물대장 데이터를 실시간 대조해 근저당 설정 등 위험 요소를 사전에 가려내는 위험 감지 엔진을 구축한다. 매물 검색 초기 단계부터 권리 안전성과 실매물 여부를 확정해 임차인의 위험 노출 시점을 앞당기는 효과를 낸다.

기존 중개사와의 갈등을 줄이기 위한 인센티브 구조도 마련했다. 동네 공인중개사가 한 호실의 독점 광고 권한을 받는 대가로 정밀한 현장 데이터를 공급하게 하고, 허위 매물을 제보하면 해당 호실 등록 권한을 정직한 중개사에게 이전하는 상호 감시 메커니즘을 결합했다.

회사는 2026년 청년창업사관학교 입교에 이어 관악S밸리와 강북구 창업경진대회 대상을 수상했고, 신용보증기금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네스트(NEST)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과 8월 시드 투자 유치에 이어 이번 팁스 자금까지 확보했다.

다만 호실 원장 방식은 매물 수량을 빠르게 늘려 트래픽을 모으는 기존 포털형 플랫폼보다 데이터 축적 속도가 더딜 수 있다. 임대인이 정보 노출을 꺼리는 다가구주택 특성상 임대차 현황을 얼마나 정확하고 지속해서 갱신하느냐가 데이터 신뢰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광고비를 많이 낸 매물이 상단에 뜨는 구조에서 벗어나 호실 단위의 투명한 원장 체계가 1인 가구 임대차 시장의 새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벤처투자업계와 부동산 시장이 이번 팁스 기술 개발 성과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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