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미지.

국내 리테일 테크 스타트업 피치에이아이(P2ACH AI)가 일본 대형 편의점 체인 패밀리마트와 진행한 매장 관리 비전 AI 실증 사업이 최대 500개 점포 규모의 유상 본계약으로 이어질지가 해외 사업화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피치에이아이는 일본 패밀리마트 매장에 컴퓨터 비전 기반 매장 분석 솔루션 RAX를 구축해 운영한 실증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27일 밝혔다. 패밀리마트는 일본 전역에서 약 1만6300개 매장을 운영하는 대형 편의점 체인이다.

양사는 이번 실증에서 얻은 정량적 데이터를 토대로 2027년 1분기부터 최대 500개 점포까지 RAX 도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이 현지 대형 유통망에서 이 정도 규모의 매장 확대를 구체적으로 협의하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PoC 종료부터 본계약 체결까지의 과정이 스타트업에는 가장 위험한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로 꼽힌다.

많은 딥테크·AI 스타트업이 글로벌 대기업과의 실증 협력을 발표하며 기대를 모으지만, 실증 후 유상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흐지부지 끝나는 사례가 빈번하다. 대기업은 최신 기술을 무상 또는 최소 비용으로 시험하는 'PoC 쇼핑'에 그칠 수 있는 반면, 인력과 자본이 제한된 스타트업은 해외 현지화와 오류 수정에 핵심 개발 자원을 장기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피치에이아이의 RAX는 매장 내 카메라 센서와 온디바이스 비전 AI로 진열대 상품 상태와 결품 여부를 실시간 파악하고 재고 점검을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일본 유통업계는 초고령화와 구인난, 최저임금 상승으로 점포 운영의 디지털 전환(DX)이 절실한 상황이다.

편의점 점포 관리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 작업 중 하나가 수시로 발생하는 품절 확인과 상품 보충이다. RAX는 근무자의 육안 점검 부담을 덜어 매장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어, 패밀리마트로서도 인건비 절감과 점포 운영 표준화라는 효용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본계약 전환에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일본 편의점은 점포 구조와 조명, 상품 배치가 점포마다 다르고 계절별 신상품 교체 주기가 매우 빠르다. 500개 점포로 규모가 확장되면 다양한 현장 조건에서도 일관된 상품 인식률을 유지할 수 있는 엣지 AI 알고리즘의 안정성과 유지보수 대응 역량이 필수적이다.

인식 오류가 잦거나 현장 점주·아르바이트 근무자의 업무 동선과 충돌하면, 가맹점 비중이 높은 일본 편의점 특성상 본부 차원의 일괄 도입이 지연될 위험이 있다.

점포 확장 시 하드웨어 구축·운영 비용 분담 구조도 쟁점이다. 500개 점포에 비전 AI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각 매장에 고화질 센서 카메라와 현장 연산용 엣지 컴퓨팅 기기가 설치돼야 한다. 초기 기기 설치비와 유지보수 비용을 패밀리마트 본사가 전액 부담할지, 스타트업이 일부 분담할지에 따라 실질 마진율이 크게 달라진다.

피치에이아이가 하드웨어 유통 기업이 아닌 고부가가치 AI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으로서 마진을 확보하려면 안정적인 점포당 월 구독료 체계를 관철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피치에이아이의 이번 행보는 국내 리테일 테크 스타트업이 일본이라는 선진 시장에서 대규모 유상 상용화 모델을 증명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다. 최대 500개 매장 확대를 위한 세부 조건 협의가 마무리되는 2027년 1분기까지, 실증 데이터로 입증한 인건비 절감 효과를 바탕으로 확정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벤처투자업계와 유통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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