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 창업 육성 정책이 실증 검증을 넘어 공공구매와 법령 개정을 통한 실질적 사업화 단계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제기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일 이소영 장관이 지난달 30일부터 1박 2일간 울산과 경북 영천·안동·영주를 잇는 경상권 중소기업·스타트업·소상공인 현장 행보를 마쳤다고 밝혔다. 충청권에 이은 두 번째 권역별 현장 소통이었다.
첫 방문지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학생 창업가 간담회에서는 초기 매출 통로 부족이 집중 거론됐다. 청년 창업가들은 정부 정책이 테스트베드형 실증 지원에 그치지 말고 정부와 공공기관이 초기 제품을 직접 구매해 첫 실적을 만들어 주는 구조로 진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인공지능(AI)·딥테크 개발에 필요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자원 부족도 지방 대학 창업 생태계의 장애물로 지목됐다.
같은 날 경북 안동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의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 간담회에서도 사업화 병목이 확인됐다. 마약류 관리법 개정 지연과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시설 등 기반 미비가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증에 참여한 바이오 벤처들이 수년간 자금을 투입하고도 제도적 공백 탓에 상용화 문턱에서 표류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요구가 거셌다.
경북 영천의 한중엔시에스는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액침·수랭식 냉각시스템 제조로 업종을 전환해 15년간 연구개발을 이어온 사례로 꼽혔다. 다만 모든 지역 중소·벤처기업이 자체 자금만으로 긴 전환기를 버티기는 어려워 스마트공장 고도화와 업종 전환을 뒷받침하는 정책 금융, 혁신 제품의 공공 인프라·대기업 공급망 진입 통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역 창업 생태계 활성화의 성패는 현장 요구를 입법과 예산 집행에 얼마나 신속히 반영하느냐에 달렸다. 공공기관 혁신제품 패스트트랙 구매 확대와 규제자유특구 실증 종료 시점에 맞춘 법 개정을 위한 범부처 협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