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소비축제가 처음으로 지방 기초상권에서 개막하며 골목 점포의 실매출로 이어지도록 설계한 구조적 실험을 시작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일 지난 10월 31일 오후 5시 경북 안동시 옛 안동역 일원에서 범부처 통합 국가 소비축제인 제2회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 개막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10월 29일부터 11월 15일까지 18일간 전국에서 진행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동행축제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코리아세일페스타, 문화체육관광부의 숙박세일페스타, 해양수산부의 수산대전 등 10개 부처 사업을 묶어 약 4만 개 기업이 참여한다.
기존 소비축제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대형 이커머스 중심의 가격 할인에 초점이 맞춰져 국가 예산 혜택이 자본력을 갖춘 대형 유통업계에 쏠린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은 행사 기간에도 방문객 감소와 매출 소외를 겪었다.
올해 축제는 전국 지방정부 공모 방식을 처음 도입해 안동을 개막 무대로 낙점했다. 중앙정부의 대형 문화 이벤트와 지역 골목상권의 결제 고리를 직접 엮는 방식이다.
구조 전환의 핵심은 옛 안동역 뒤편 무대와 도보로 이동 가능한 인근 5개 골목상권의 물리적·재정적 연계다. 음식의거리, 중앙문화의거리, 남서상점가, 안동구시장, 안동중앙신시장이 대상이다.
대형 가수들이 참여한 상생콘서트 티켓 구매 영수증을 제시하면 2만 원 상당의 안동사랑상품권을 현장에서 환급했다. 외지 관광객과 축제 방문객이 티켓 비용의 상당 부분을 인근 상점가에서 쓰도록 소비 동선을 제도적으로 묶은 것이다.
팔도관광열차를 연계해 수도권 등 타 지역 유동인구를 유입하고, 안동구시장 찜닭축제와 중앙신시장·용상시장 야시장 등 오프라인 결제 장치도 다층적으로 배치했다. 한성숙 국무총리와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은 개막 행사 전 찜닭 골목 점포를 찾아 시식과 결제를 진행했다.
소상공인 정책 관점에서 이번 행사는 축제 보조금이 단순 행사 경비로 소진되지 않고 지역 화폐 환급과 골목 현장 소비로 전환되는 순환 구조를 실증했다는 의미가 있다. 11월 2일부터 6일까지 진행되는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할인율 상향과 상생소비복권, 지자체 지역사랑상품권 추가 할인이 맞물리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질 할인 폭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오프라인 거점 연계 모델이 축제 기간의 일회성 특수를 넘어 소상공인의 지속적인 매출 체력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는 과제로 남는다. 환급된 상품권이 찜닭 등 특정 외식 업종에 편중되거나 축제 이후 외지인의 재방문과 정기적 소비로 이어지지 못하면 장기적 내수 진작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4만 개에 달하는 온·오프라인 참여 기업 대다수가 대기업 유통망이나 대형 오픈마켓에 포진해 있다. 영세 소상공인 제품과 로컬 크리에이터의 골목 상점이 거대 플랫폼의 가격 할인 공세에 묻히지 않도록 정밀한 유통 데이터 분석과 타깃 마케팅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