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로 배우 고(故) 최불암의 영면을 매장 홍보에 이용한 파주 한 고깃집이 소비자 공분을 사며 불매 여론에 직면했다.
경기 파주시 탄현면에서 바비큐 식당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고인의 영면 소식을 전면에 내세운 글을 올렸다. 업주는 최불암이 인근 동화경모공원에 모셔지게 된 것이 감사하고 영광이라며 2일부터 8일까지 추모 기간 동안 매장 방문 고객에게 소주와 맥주를 한 병씩 무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장지에서 차로 5분 거리라는 입지 설명과 함께 파주 맛집 등 상업적 해시태그, 매장 연락처와 전경 사진까지 덧붙였다. 발인이 엄수된 2일 해당 게시물이 확산하자 온라인에서는 국민적 애도가 이어지는 시점에 타인의 죽음과 유족의 슬픔을 주류 판촉용 미끼로 삼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비난이 빗발치자 업주는 팬심에서 자랑스러운 마음에 올린 것일 뿐 장사에 도움을 받으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며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매장 방문을 사양한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반성과 맥락을 결여한 태도는 오히려 거센 불매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행태의 이면에는 장기 불황과 소비 위축으로 벼랑 끝에 몰린 외식업계의 조급증이 자리 잡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 임대료 및 인건비 상승 속에 폐업 위기에 내몰린 소상공인들이 자체 홍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자 자극적인 이슈에 무리하게 편승하려는 유혹에 빠진다는 분석이다.
알고리즘 중심의 소셜미디어 환경에서 일단 논란이라도 일으켜 가게 이름을 알리는 것이 무플보다 낫다는 그릇된 마케팅 인식이 자영업 현장까지 침투한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상업적 이익을 목적으로 대중의 도덕적 역린을 건드리는 노이즈 마케팅은 브랜드 생명을 단번에 끊어놓는 독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들이 외식 매장을 선택할 때 음식의 맛이나 가격뿐 아니라 업장의 사회적 태도와 평판을 엄격하게 따지는 가치소비 흐름이 정착됐기 때문이다. 지역 기반으로 단골과 입소문에 의존해야 하는 외식업종에서 선을 넘은 비윤리적 마케팅은 포털 사이트 평점 테러와 지도 앱 리뷰 불매 운동으로 직결된다.
과거에도 대형 참사나 유명 인사의 비극적인 사망 소식을 할인 이벤트나 온라인 쇼핑몰 키워드로 악용했다가 거센 비난에 직면해 사업을 접어야 했던 사례가 적지 않았다. 비극을 돈벌이 수단으로 치환하는 행위는 소비자에게 혐오감과 거부감을 불러일으켜 기존 고객층까지 이탈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자영업계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커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극심한 경기 침체 속에서도 본업의 기본에 충실하며 신뢰를 쌓아가는 대다수 선량한 골목상권 자영업자들까지 도매금으로 비난받는 부작용을 낳기 때문이다. 자영업의 본질은 고객에게 정직한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상응하는 신뢰를 얻는 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