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세종청사.

산업용 피지컬 AI 스타트업 아이벡스가 다품종 혼류 생산 라인의 로봇 자동화 병목을 AI 자율 제어로 풀어내는 기술로 과학기술혁신대상에서 수상했다.

아이벡스는 2일 지난 10월 27일 메가존산학연센터에서 열린 제20회 과학기술혁신대상 2026에서 자사 AI 로보틱스 플랫폼 'AIVot(아이봇)'으로 스마트팩토리 머신비전 소프트웨어 부문 금상인 한국기술사회 회장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2022년 AI 비전 검사 턴키 솔루션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은 지 4년 만이다. 시각적 불량 검출을 넘어 비전 인식 결과를 로봇의 물리적 구동과 결합한 피지컬 AI 자율 제어 기술로 다시 성과를 인정받았다.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단방향 비전 가이디드 로봇의 구조적 한계를 AI 자율 루프로 풀어내려 한 점이다. 기존 머신비전 기반 로봇은 카메라가 부품 좌표를 읽어 제어기에 전달하면 로봇이 사전에 고정된 프로그램대로 팔을 뻗는 수동적 구조였다.

이 방식은 작업 대상의 자세가 조금만 틀어지거나 여러 모델이 한 라인에 섞여 들어오는 혼류 공정에서 작동을 멈췄다. 엔지니어가 수일에서 수주일에 걸쳐 모션을 재프로그래밍하고 티칭을 반복해야 해 가동률 저하와 인건비 지출로 이어졌다.

아이벡스는 인식·판단·계획·제어·피드백이 실시간으로 맞물리는 폐쇄루프(Closed-loop) 구조로 이를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AIVot의 3차원 비전 AI 모델은 공간 내 6차원 위치와 자세를 실시간 추정해 최적의 파지점과 작업 경로를 매 사이클마다 스스로 재계산한다.

부품 형상이나 적재 각도가 일정하지 않은 벌크 상태에서도 로봇이 충돌 경로를 피하며 자율적으로 작업을 이어갈 수 있게 했다. 다품종 생산 라인의 공정 전환 비용을 낮추기 위해 모방학습과 강화학습 기술도 전면에 내세웠다.

숙련 작업자의 시연 데이터를 AI가 학습한 뒤 강화학습으로 오차를 보정하고 최적 동작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제품 규격이나 모델이 바뀔 때마다 로봇 제어 코드를 처음부터 다시 짜야 했던 재티칭 부담을 덜어냈다.

여기에 자체 AI 모델 운영 플랫폼 'AIVOps(아이브옵스)'를 결합해 현장 데이터를 수집·재학습시키는 데이터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현장 작업자가 복잡한 코딩이나 전용 티칭 장비 없이 드래그 앤 드롭 형태의 노코드 화면에서 공정 순서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엔지니어링 비용을 낮추는 장치다.

이런 유연 제어 역량은 여러 산업 현장에서 실증 단계를 거치고 있다. 하루 18종 이상의 모델이 뒤섞여 생산되는 LED 모듈 조립 라인에서는 스크류 체결과 커넥터 삽입 자동화 기술을 검증 중이다.

크기와 적재 형태가 불규칙한 박스·드럼 화물을 처리하는 물류 팔레타이징·디팔레타이징 공정은 실제 양산 라인에 적용됐다. 이차전지 소재 공정에서는 비닐과 노끈 등 비정형 포장재를 제거하는 도가니 해체 작업에 투입돼 수작업 의존도를 낮췄다.

조선 분야에서는 LNG 운반선 보냉재 체결 공정에서 오차범위 0.5밀리미터 수준의 정밀도를 입증했다. 특정 하드웨어 제조사에 얽매이지 않는 구조도 확장성 측면에서 중요한 분수령이다.

로봇 운영체제 ROS2 기반의 표준 인터페이스를 채택해 공장에 이미 깔린 다양한 제조사의 로봇 암과 센서를 하나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통합 제어하도록 설계했다. 라인 전체 설비를 뜯어고치지 않고 기존 로봇의 소프트웨어 두뇌만 업그레이드하려는 수요처의 초기 투자비(CAPEX) 부담을 덜어주는 구조다.

공급 모델도 단일 턴키 구축에 머무르지 않고 비전 모듈 단위 판매, 구독형 데이터·운영 솔루션, 로봇 시스템통합(SI) 기업 대상 라이선스 판매로 다각화했다.

다만 피지컬 AI 기반 자율 로봇이 본격 상용화되기까지 넘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수만 번 이상의 사이클이 연속으로 돌아가는 대규모 양산 라인에서는 사전에 학습하지 못한 극단적 변수인 롱테일 예외 상황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0.1% 미만의 미세한 오인식이나 지연만으로도 라인 전체가 멈추거나 불량이 발생할 수 있는 정밀 조립 공정에서는 기존 고정형 하드웨어 자동화에 필적하는 99.9% 이상의 가동 신뢰성과 택타임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아이벡스를 비롯한 산업용 피지컬 AI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상업적 가치를 증명하려면 다품종 혼류 라인에서 실제 티칭 시간을 얼마나 단축하고 라인 전환 다운타임을 얼마나 줄여 투자 대비 효과(ROI)를 숫자로 입증하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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