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시장의 11월 경기 전망 지수가 한 달 만에 반등했지만, 비용 부담은 오히려 급증하며 김장철 특수가 빛을 잃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2일 발표한 '2026년 10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통시장의 11월 전망 경기실사지수(BSI)는 91.5로 전월(90.9)보다 0.6포인트 올랐다. BSI가 기준치 100을 밑돌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상인이 낙관적인 상인보다 많다는 뜻이다.
반등을 이끈 것은 계절적 성수기 기대였다. 상인들이 꼽은 경기 호전 사유 가운데 87.6%가 계절적 성수기 요인에 쏠렸고, 매출 증대(48.7%)와 수요 증대(25.9%)가 뒤를 이었다. 김장철을 앞두고 축산물·수산물·가공식품 등 먹거리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지수를 떠받친 셈이다.
그러나 세부 지표는 상인들의 현실이 녹록지 않음을 보여준다. 판매실적 전망은 91.2에서 91.3으로 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수치가 높을수록 부담이 커지는 비용상황 전망은 100.5에서 103.6으로 3.1포인트 악화했다. 재료비와 유통비, 공과금 등 영업 비용 압박이 매출 기대치를 크게 웃돈 것이다.
고객과 자금 사정은 더 나빠졌다. 구매고객 수 전망은 91.3에서 90.5로 하락했고, 자금사정 전망은 92.7에서 89.5로 3.2포인트 급락했다. 물건을 더 팔 수 있다는 기대와 달리 마진은 줄고 보유 자금은 빠르게 마르는 구조다.
11월 전망의 기준점이 된 10월 체감 경기도 크게 꺾였다. 전통시장의 10월 체감 BSI는 65.5로, 추석 특수가 반영된 9월(92.1)보다 26.6포인트 폭락했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58.6으로 한 달 만에 43.7포인트 주저앉았고, 전국 17개 시도 전체에서 체감 경기가 뒷걸음질 쳤다.
상인들은 경기 악화(64.4%)와 매출 감소(60.3%), 판매 부진(27.4%)을 체감 경기 폭락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바닥까지 떨어진 10월의 충격 위에서 형성된 11월 반등은 자생적 회복보다 연례 김장 특수에 기댄 기대감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골목상권을 지탱하는 일반 소상공인 지표도 동반 침체했다. 소상공인의 11월 전망 BSI는 전월보다 5.2포인트 내린 88.5를 기록했고, 10월 체감 BSI도 73.2로 3.3포인트 하락했다. 판매실적과 자금사정, 비용상황, 구매고객 수 등 전 부문 전망 지표가 일제히 악화했다.
전통시장 내부에서도 업종 간 양극화가 뚜렷해졌다. 식료품과 달리 의류·신발, 음식점업, 기타소매업 및 근린생활서비스 등 비식품 업종의 전망 지수는 일제히 내렸다.
이에 따라 11월 반짝 반등은 내수 진작이나 소비 여력 확충이 뒷받침되지 않은 계절적 착시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장철이 지나고 동절기 비수기에 접어드는 12월 이후에는 누적된 고비용 부담과 경색된 자금 사정이 상인들을 압박할 위험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