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세종청사.

설립 9개월 만의 신생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프리시드 단계에서만 60억 원의 뭉칫돈을 끌어모았다.

넘즈에이아이는 4일 미래에셋벤처투자와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각각 10억 원씩, 총 20억 원 규모의 프리시드 2차 클로징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중소벤처기업부 팁스 일반트랙 연구개발 지원금 8억 원을 더해, 올해 2월 창업 후 9개월 만에 확보한 자금은 60억 원에 이른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20일 스톤브릿지벤처스 주도로 SBVA, KT인베스트먼트, 베이스벤처스로부터 40억 원을 유치한 바 있다. 첫 투자 계약 4개월 만에 국내 양대 투자사가 추가 합류한 셈이다. 벤처캐피털 업계에서 프리시드 라운드를 1·2차로 나눠 60억 원까지 키우는 사례는 드물다.

투자사들이 극초기 단계에서 공격적인 베팅에 나선 배경에는 정형 데이터 시장이 있다. 기업 내부의 매출 내역, 결제 기록, 재고 수량 등 표 형태 데이터는 전 세계 기업 데이터의 80% 이상을 차지하지만 그간 AI 전환에서 소외돼 왔다.

넘즈에이아이는 지난 9월 16일 정형 데이터 파운데이션 모델 '코실로'를 공개했다. 코실로는 수천만 개의 가상 표 데이터로 사전학습을 마쳐, 별도 재학습 없이 한 번의 추론만으로 빈칸 값을 예측하는 원샷 추론 방식을 구현했다.

글로벌 검증 성과도 투자를 이끌었다. 코실로는 정형 데이터 AI 평가 플랫폼 탭아레나의 비교 평가에서 종합 점수와 분류·회귀 등 세 부문 모두 1위를 차지했다. 구글 리서치의 탭FM, 아마존의 미트라-v2, 샤오미의 탭LDM 등 빅테크 모델을 모두 앞질렀다.

지난 10월 2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가 넘즈에이아이를 글로벌 주요 정형 데이터 모델로 지목한 점도 신뢰도를 높였다.

글로벌 자본 시장도 정형 데이터 AI로 쏠리고 있다. 올해 2월 미국 펀더멘털이 설립 초기에 14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으로 도약했고, 5월에는 SAP가 프라이어 랩스를 인수했다. 6월에는 엔비디아가 그래프 AI 스타트업 쿠모 AI를 흡수했다.

넘즈에이아이는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조교수 출신으로 2019년 구글 머신러닝 펠로우십을 받은 유재민 대표를 비롯해 서울대·카이스트 출신 AI 연구진 5명이 창업했다. 확보한 60억 원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확충과 연구진 영입에 투입될 예정이다.

다만 실제 기업 시장은 벤치마크 성과와 다른 차원의 과제다. 제조·금융·헬스케어 기업들은 보안 우려로 외부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보내는 것을 꺼린다. 이에 넘즈에이아이는 클라우드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와 함께 고객사 내부 전산망에 모델을 심는 온프레미스 솔루션을 병행 개발하고 인바디 등과 현장 실증을 진행 중이다.

향후 코실로가 실제 기업 현장의 데이터를 소화해 매출 증대와 비용 절감 지표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유니콘 도약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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