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24가 모바일 사전 예약으로 선보인 20만원대 한정판 위스키가 잇따라 완판되며 골목 편의점을 고가 주류 수령 거점으로 바꾸는 실험이 성과를 내고 있다.
이마트24는 6일 자사 모바일 앱의 주류 픽업 서비스 '보틀오더'를 통해 내놓은 국산 싱글몰트 김창수 위스키 셀레스티얼 시리즈 '달'과 '목성', '김포 2026 에디션' 등 3종이 준비된 물량을 모두 팔았다고 밝혔다.
특히 셀레스티얼 시리즈 '달'은 판매 개시 약 2분 만에 매진됐다. 지난 5일 한정 수량으로 출시한 메이커스 마크 프라이빗 셀렉션 '더 너티 초콜릿' 240병도 하루 만에 전량 소진됐다.
이 같은 호응에 힘입어 1500여 종을 갖춘 보틀오더의 올해 1∼10월 온라인 주류 픽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8% 급증했다.
이번 완판은 단순한 희귀 상품 마케팅을 넘어 점주 수익 구조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편의점 매출의 30∼40%를 차지하는 담배는 세금 비중이 높아 점주 마진율이 7∼9%에 그치고, 평균 객단가도 6000∼7000원 선에 묶인 경우가 많다.
반면 병당 22만8800원인 김포 2026 에디션은 한 건의 결제만으로 일반 고객 수십 명분의 매출을 단번에 만들어낸다.
오프라인 매장의 공간 제약도 해소했다. 골목 상권의 소형 점포는 고급 양주를 진열할 공간이 부족하고 재고가 오래 묶이면 자금 부담이 커져 고가 주류 발주를 꺼려왔다.
하지만 고객이 앱에서 결제한 뒤 지정 점포로 배송받는 픽업 방식은 점주의 재고 부담과 공간 제약을 없애준다. 재고 폐기 위험 없이 확정된 마진을 챙길 수 있는 구조다.
핵심 효과는 매장 방문 이후의 연관 구매에서 나온다. 위스키를 찾으러 온 소비자가 얼음컵과 프리미엄 탄산수, 육포·치즈 같은 안주류, 전용 잔을 함께 사는 '록인' 소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내방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골목 가맹점으로서는 희소성 높은 제품을 매개로 구매력 높은 3040 세대의 방문 동선을 매장 카운터 앞까지 끌어들이는 셈이다.
이마트24는 이 같은 온·오프라인 연계(O4O) 모델을 확장하기 위해 지난 3월 주류 전문 스마트오더 스타트업 데일리샷과도 손잡았다. 자체 앱 가입자뿐 아니라 외부 플랫폼 이용자까지 전국 가맹점으로 유입시키는 거점 물류망 역할을 맡긴 것이다.
다만 픽업 중심 전략이 가맹점의 실질적 수익성 반등으로 이어지려면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창수 위스키나 단독 오크통 에디션처럼 빨리 팔리는 희귀 물량은 공급량이 수백 병 단위에 그쳐 전국 수천 개 가맹점 전체로 효과가 고르게 퍼지기 어렵다.
특정 번화가나 주류 애호가가 밀집한 상권 점포에만 픽업 주문이 쏠리면 외곽 점포와의 매출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결국 한정판 완판의 화제성을 정기적인 방문 수요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일회성 예약 구매에 그치지 않고 가맹점주가 픽업 고객을 단골로 전환할 수 있는 맞춤형 프로모션과 연계 안주 상품 큐레이션이 뒤따라야 한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