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이 영업비밀을 외국에 유출한 대가로 받은 돈은 급여 등 명목이라도 전액 추징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8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등)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추징을 선고하지 않은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다. B씨의 상고와 검사의 나머지 상고는 모두 기각했다.
A씨는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생산 기술을 보유한 피해회사에서 2024년 1월 퇴직하면서 관련 자료를 삭제·반환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러나 퇴직 후에도 자료를 계속 보유하며 중국 소재 D사 등 외국 기업에 제공할 목적으로 출력 문서와 파일을 간직했다.
A씨는 2024년 1월 30일과 2월 28일 두 차례에 걸쳐 POE 생산 조건표와 POE PFD 문서 등 영업비밀을 촬영한 사진 파일을 B씨에게 전송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미국 법인 H사를 통해 D사와 총 600만달러 규모의 기술이전협약을 맺은 인물이다.
쟁점은 A씨가 B씨로부터 2023년 10월 26일부터 2024년 2월 27일까지 급여 등 명목으로 10차례 받은 3050만원과 미화 1만188달러가 추징 대상인지였다. 원심은 돈 대부분이 영업비밀 누설 이전에 지급됐고, A씨가 D사 회의 참석과 질문 답변도 했다는 점을 들어 추징을 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범죄행위의 보수로 얻은 재산은 범죄수익"이라며 "지급 시기가 범죄행위보다 앞섰다는 사정만으로 대가 성격을 쉽게 부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A씨의 회의 참석과 답변 제공 행위도 영업비밀 보유·누설 범행과 목적을 같이하는 부수적 행위에 불과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따라서 A씨가 받은 돈 전부가 추징 대상이라며 원심이 추징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항소심이 추징을 선고하지 않은 경우 그 부분만 특정해 파기할 수 없어 A씨에 대한 유죄 부분 전부를 파기하고 환송했다.
반면 B씨가 H사를 통해 기술이전협약 대금으로 받은 152만8299달러에 대해서는 추징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대법원은 이 돈이 B씨가 A씨로부터 영업비밀을 '취득'한 행위로 생긴 재산이나 그 대가로 볼 수 없다며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C회사에 대한 공소는 당사자능력이 없는 자를 상대로 제기된 것으로 보고 공소를 기각한 원심 판단도 유지했다.
